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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도 ‘행복한 귀환’을 준비할 수 있을까?

<귀환 이주여성을 만나다> 준비된 귀환, 안전한 귀환을 위하여


*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통해 한국에 입국했다가 본국으로 되돌아간 <귀환 이주여성을 만나다> 기획 연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보도됩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가족과 함께 몽골으로 귀환한 결혼이주여성을 만나다


한국으로 결혼을 통해 이주해왔다가 다시 본국으로 귀환한 몽골, 태국, 필리핀 여성들을 각각 현지에서 만나 인터뷰하면서, 새삼 ‘귀환’이란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일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얼마간의 기간만 이주하여 돈을 벌고 돌아올 거라 예상하고 떠난 여성 이주노동자의 경우조차, 막상 귀환해서 재정착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 낯선 사회로의 이주 경험을 늘 위험이 따르고, 예기치 못한 상황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된다. 이주여성들이 노동을 통해 꾸준히 가족들에게 보낸 송금은 가족의 생활비나 학비, 의료비로 쓴 경우가 대부분이라 모아둔 돈이 없는 경우가 많고, 본국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그뿐 아니라 모국의 가족과 지인들을 떠나 이주한 이후 유대관계가 끊어지거나, 돈을 보내는 동안은 소득 주체로서 가족 내 지위가 향상되었지만 돌아갔을 때는 오히려 그 지위가 하락하기도 하고, 이주의 기간이 긴 경우 타국살이에 익숙해져서 본국에서의 재통합이 쉽지 않다. 그 사회에서 적응이 어렵고 특히 경제적 문제에 봉착하다 보니, 또다시 다른 나라로 떠나게 되는 ‘이주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들이 안정적인 귀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이 국내에서도 지난 십수 년간 진행되고 있다. 수입의 일부를 미래를 위한 투자금으로 저축하고, 가족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본국에 돌아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는 등 ‘행복한 귀환을 위한 준비’를 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혼이주여성들은 어떨까? 여성 이주노동자들도 귀환에 어려움을 겪는데, 대부분 한국에서 남은 생을 살 거라 생각하고 이주하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는 ‘귀환 준비’라는 말이 성립조차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귀환한 결혼이주여성들은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하다가 사기결혼이나 가정폭력, 법적 문제, 문화충돌이라는 돌발변수에 따라 갑작스럽게 귀환한 경우가 많다. 엄청난 충격과 난관에 빠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 몽골 공항. 조사팀은 한국에서 드물게 ‘준비된 귀환’을 한 몽골인 결혼이주여성을 만났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그런데 귀환이주여성 실태 조사팀이 몽골에 갔을 때, 한국에서 귀환 준비를 한 뒤 ‘안정된 귀환’을 한 결혼이주여성을 만났다. 소마 씨는 가족 모두와 함께 2018년 5월에 몽골로 귀환했다. 일찌감치 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착실히 한 뒤라 귀환 과정은 어렵지 않았고, 현재에도 더 안정된 정착을 위해 발판을 다지고 있었다. 소마 씨가 행복한 귀환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또 귀환 준비 과정과 이후의 삶이 어떠한지 궁금했다. 소마 씨의 이야기를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이 본국으로 귀환할 경우, 어떤 준비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몽골에 가서 살고 싶었던 소마 씨의 ‘귀환 준비’


소마 씨는 몽골에 왔던 한국인 남성과 우연히 만나 2년 정도 사귀다가 결혼을 했다. 당시 남편은 관광 및 사업을 위한 조사를 위해 몽골에 왔었고, 소마 씨는 한국어 학원을 다니고 있던 터라 두 사람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다. 소마 씨는 결혼하고 한국에서 아이를 낳았지만, 이후 몽골에 들어와서 아이들이 4살, 3살이 될 때까지 살았다. 그러다가 아이들 진학 문제를 고려해 아이들과 함께 다시 한국에 왔다.


소마 씨는 한국에서 살 때도 몽골에 돌아가서 살 거라고 읊조리고 다닌 터라,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몽골 국적을 유지하고 있었다. 대신 한국 영주권을 갖고 있다. 자녀들의 경우는 한국 국적이지만, 엄마가 몽골인이라서 자동으로 몽골에서의 영주 자격을 얻었다.(2018년 7월 1일부터 몽골의 출입국 법이 바뀌면서 이제 5년마다 연장 신청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5년 전인 결혼 초기, 소마 씨는 한국에 와서 살 때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었다. 시어머니와 갈등을 크게 겼었던 것. 분가해서 살고 있었는데, 시어머니는 아들 부부와 같이 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모계 문화권에서 온 소마 씨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이를 반대했고, 시집살이를 하지 않았다.


7년 전 시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이후, 소마 씨는 남편에게 몽골에 가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은 한국에서 식자재 사업을 하면서 몽골에서의 관련 사업도 아내와 함께 하고 있던 터라, 전 가족의 몽골행을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섰다. 자녀들이 몽골에 가서 사는 것에 거부감이 없도록, 나중에 엄마의 나라 몽골에 가서 살자며 아이들에게 3~4년 전부터 계속해서 얘기하는 역할도 남편 몫이었다.


소마 씨의 자녀들은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운영하는 주말 몽골어 학교에 다녔다. 매주 토요일에 두 시간씩 몽골어를 배웠다. 몽골 출신 이주여성들이 몽골대사관에 요청해서 몽골어 교실을 만든 것이다. 열심히 1년 반 정도 다녔다. 소마 씨도 같이 갔다. 자녀들이 ‘엄마도 안 가면서 왜 우리를 보내느냐’, ‘학교 공부도 힘들다’고 성화를 해서 함께 다녔다.


귀환의 배경: 경제적 주체성, 평등한 부부관계, 자녀 몽골왕래


소마 씨는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전 가족이 2018년 5월 몽골에 돌아왔다. 자녀들은 몽골에 오자마자 몽골어학원에 3개월 동안 열심히 다녔다. 몽골은 9월 새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학기 시작 전에 시기를 맞춰서 온 것이었다. 아이들이 몽골어를 배웠다고는 해도 몽골학교 수업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곧잘 따라가고 있다. 제일 좋아하는 과목은 언어와 상관없이 숫자로 배우는 수학이고, 역사도 재밌어한다. 가장 싫어하는 과목은 역시 몽골어다. 국어 수업이 제일 어렵단다.


남편은 식자재 사업 때문에 몽골과 한국을 왕래하는 중이지만, 몽골에서 사업이 자리 잡으면 완전히 정착하려고 한다. 3년 정도 기간을 예상하고 있다. 일단은 남편도 몽골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하니까 몽골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


▲ 몽골 전경. 소마 씨 부부는 한국 식자재를 몽골에 수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소마 씨는 한국에서도 일했고, 몽골에서도 일하고 있다. 시작은 다른 나라에서 식자재 수입을 하던 고모 일을 도운 것부터였다. 소마 씨의 고모는 소마 씨가 한국에 있을 때, 한국 물건을 구입해달라고 부탁했다. 소마 씨는 대리점 몇 군데와 계약해서 식자재를 보내기 시작했는데, 양이 많아지자 직접 무역회사를 차리게 됐다. 식자재를 제조하는 한국 회사와 계약하고 몽골에 직접 수출하게 되었다. 일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몽골로의 귀환 준비도 적극적으로 시작할 힘을 얻었다.


몽골 쪽 회사 대표는 소마 씨의 둘째 고모부가 맡고 있고, 한국 쪽은 소마 씨 부부가 맡고 있다. 소마 씨는 한국에 있을 때 자신이 몽골과 연관된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갑자기 자녀들을 데리고 몽골로 귀환하지는 못했을 거라고 말한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중간중간 일 때문에 몽골에 오고 갔고, 자녀들을 몽골에 보내기도 하면서 몽골과 계속 연결해서 일하다 보니, 이를 토대로 귀환을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소마 씨가 남편과 평등하게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다는 것도 중요한 바탕이다. 남편의 경우 몽골에서 결혼이민자로, 외국인 신분이며, 몽골인의 배우자 자격으로 1년씩 체류 연장을 해야 한다고 한다. 소마 씨는 가끔 농담조로 남편한테 이제 자기에게 잘 보이지 많으면 출입국 못 갈 수 있다며, 오늘 싸우면 내일 체류 연장 안 해줄 거라고 말하는데, 남편은 그 말이 너무 웃겨 죽겠단다. ‘권력 이동’이라고. 한국에서와 반대 경우가 됐으니 말이다.


아이들에게 평소 몽골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교육한 것도, 자녀들과 마찰 없이 귀환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소마 씨 부부는 아이들에게 “이래가지고 몽골 가서 살겠냐?”고 말하면서, 아이들이 앞으로 몽골에 가서 살 것처럼 말해왔다. 한국에 있을 때 집에서 몽골 음식도 요리해 먹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몽골에 와서도 이것저것 다 잘 먹는 편이다. 또 아이들의 여름방학에 몽골에 오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크게 문제가 될 만한 문화 갈등도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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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 이민자 '성'의 트라우마, 가족, 중독 그리고 몸에 관한 기록 『남은 인생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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