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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경제위기, 여성에게 더 큰 타격 줬다

통계를 통해 보는 여성노동 50년의 변화


※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발굴한 여성의 역사. 가시화되지 않았던 여성들의 자취와 기억을 공적 담론의 장으로 건져 올리는 여성사 쓰기 연재가 한국여성재단 성평등사회조성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필자 김난주 님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50년 동안 노동시장 성별 격차는 크게 줄어들지 않아


공장 여공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는 외침으로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지 50년의 시간이 지났다. 이 글은 현재 시점에서 지난 50년간의 여성노동의 변화를 보고자 한다. 특히 변화를 살피는 구간은 1970년 전후와 남녀고용평등법이 제정된 1987년, IMF 외환위기 1997~1998년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50년간 여성고용은 물론 양적으로 증가했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여성고용의 ‘비정규직 증가’로 노동조합 조직률이 하락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는 초단시간 취업자의 여성 비율이 증가하여 노동시장 성별 격차는 50년 동안 크게 축소되지 않았다. 두 번의 경제위기로 확인된 것은 그 여파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고, 그 영향은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여성 임금노동자가 남성 임금노동자에 비해 전체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여성 일시휴직자 규모와 비율이 1987년 이후 모두 남성을 상회하고 있다. 주 평균 근로시간 36시간 미만 시간제 취업자와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취업자 규모도 여성이 남성을 상회한다.


50년간 여성취업자는 보건복지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과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총생산 비중은 1970년 0.7%에서 2019년 5%로 7배나 상승했는데, 이 분야 여성취업자 비율은 2012년부터 80%를 상회한다.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의 부가가치는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 분야가 대표적인 ‘여초’ 일자리이자 낮은 임금 등 저평가된 노동이라는 점에서 구조적인 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별 고용률 격차 추이 (1969~2019년)


30대에 급락하는 여성 고용률이 보여주는 것


15세 이상 고용률은 변화는 여성이 1970년 38.2%에서 2019년 51.6%으로 13.4%p 상승했고, 남성은 75.6%에서 2019년 70.7%으로 4.9%p 하락했다. 성별 고용률 격차는 1970년 –35.6%p에서 2019년 –19.1%p로 축소됐는데 연간으로 나누면 연간 0.3%p씩 축소됐다. 고용률 성격차가 20% 미만으로 줄어든 것은 최근 2018년부터다.


성별 고용률의 성격차는 지난 50년간 축소되어 왔지만 여전히 20%p에 육박한다. 특히 연령별로 성별 고용률 격차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년 35-39세의 성별 고용률 격차는 31.2%p나 된다. 29세 이하 구간에서는 여성이 남성을 상회하지만 30세부터 여성고용률이 급락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의 경우 노동시장에서 경력 집중 형성 시기인 30~40세 연령 구간에서 성별 고용률 격차가 20%~31%까지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노동에서 성격차의 원인이자 동시에 결과이다.



20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고용률을 보이는데 30대에 급락하는 것은 여성의 결혼,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국에서 남성에게 결혼은 안정적인 경력 형성의 출발이 되지만 여성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연령별 성별 고용률’ 통계에서 수년간 증명되고 있다.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시기에는 경력단절 이전의 일자리로 취업이 가능할 리 없다. 여성들은 경력단절 이전 일자리보다 임금이 낮고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일자리로 취업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경력단절로 유급노동을 떠나 있던 40대 이후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에 영리하게 반응하여,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들이 제공하는 노동을 저평가하며 이용하고 있다.


두 번의 경제위기 이후, 여성 노동의 변화


취업자 규모는 여성은 1970년 351만3천 명에서 2019년 1천166만 명으로 814만7천 명(231.9%) 증가했다. 취업자 중 여성 비율은 1970년 36.5%에서 2019년 43%로 6.5%p 상승했다. 여성 임금노동자는 1970년 100만6천 명에서 2019년 908만5천 명으로 807만9천 명(803.1%) 증가했다. 임금노동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970년 26.9%에서 2019년 44.4%로 17.5%p 상승했다.



여성의 유급노동 비율이 상승하고 임금노동자 수도 증가했지만, 임금노동 구조를 보면 고용량의 증가만큼 고용구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체 비정규직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55.1%로, 비정규직 노동자 10명 중 5.5명이 여성이다. 전체 비정규직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비정규직 통계가 집계된 2003년부터 2004년, 2007년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여성임금노동자 증가가 비정규직에서 의해 주도되었음을 알게 하는 수치다.


여성노동자 중 비중규직 비율은 2019년 45%, 남성은 29.4%로 비정규직 비율에서 성격차는 여성이 남성보다 15.6%p나 높다.


OECD 가입국 중 성별 임금격차 가장 큰 국가


임금노동자 중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지만, 여성 임금노동자 증가 집단이 IMF 이후에 비정규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초단시간 노동자인 것을 감안하면 성별 임금 격차가 크게 축소되기는 어려운 구조다. 특히, 여성의 월평균 노동시간이 초단시간 노동 증가 등으로 인해 적기 때문에 월평균 임금에서 성격차를 줄이는 데 한계로 작용할 것이다.


성별 임금 격차에서 월(monthly) 기준이 중요한 것은 OECD 성별 임금 격차(gender pay gap)가 월(monthly) 기준이라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한국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남성과 다르게 단시간 노동을 강요받는 현실에서 ‘월평균 임금’ 격차가 노동시장에서의 성격차를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월평균 총액 임금 기준으로 1969년 성별 임금격차는 50%였고, 1972년 53.6%에서 2019년 35.6%로 변화했다. 1972년과 2019년 기간 동안 격차 축소인 18%p를 단순히 연간으로 나누면 연 0.4%p 축소되는데 그쳤다.



50년간의 여성노동 변화를 보면 양적으로는 확대되었으나 남성과 비교해 한국의 성격차의 가장 큰 문제인 성별 임금격차와 고용률 성격차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 여성이 일을 하는 데에는 노동시장 진입시 채용차별, 진입 이후에는 임신,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그리고 경력단절 이후 노동시장 재진입시에는 이전의 경력과는 무관한 일자리 취업으로 인한 임금 손실이 관측된다. 경력단절 이후 노동시장에 재진입하는 여성들은 노동이 저평가된 돌봄 일자리에 집중된다. 시장에서는 이들이 경력단절 여성이라는 이유로도 경력단절 이전 경력은 물론, 경력단절 이후 돌봄 일자리에서 쌓은 경력조차 인정하지 않아 ‘저임금 돌봄 일자리’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OECD가 2007년부터 OECD 국가를 대상으로 성별 임금격차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래로,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의 1위 타이틀을 내어준 적이 없다(이 기사는 요약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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