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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이면, ‘환경인종차별’ 현실을 고발하다

영화 <물속에 무언가 있다>와 엘렌 페이지 감독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라는 말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요즘이다. 코로나19만 어떻게든 피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폭우에 침수라니. 연이어 들려오는 ‘재난’ 뉴스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복잡하다.


다들 기후위기를 실감할 수 밖에 없는 사태가 눈 앞에 벌어지자, 이제야 미래가 어떻다느니 이천몇십년까지가 지구가 버틸 수 있는 한계라느니 호들갑스럽게 관심을 보인다. 나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소소하게’ 텀블러 들고 다니면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육식 줄이기, 새 옷 안 사기 등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볼까 하던 찰나, 이미 와 버린 기후위기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제 늦어버린걸까?


엘렌 페이지 & 이안 다니엘 감독 다큐멘터리 영화 <물속에 무언가 있다> 포스터. 2019


작년 캐나다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후, 올해 3월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상영 중인 다큐멘터리 영화 <물속에 무언가 있다>(There's Something in the Water, 엘렌 페이지 & 이안 다니엘 감독)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희망찬 메시지로 가득 차 있을 거라 생각하겠지만 아니, 오히려 반대다.


‘캐나다의 바다 놀이터’라 불리는 노바 스코샤(Nova Scotia) 지역 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끔찍한 환경오염이 인종차별, 계급차별과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 파고드는 영화는 우리가 직시해야 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그 현실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아낸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질병으로 가족, 이웃을 하나 둘 잃어 간 그들은 자신들의 건강과 안전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다. “나에겐 늙어갈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는 그들은 슬픔과 상실감 그리고 죄책감을 끌어안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미래가 필요하니까”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그들은,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있으며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환경오염이 인종차별과 연결되어 있다고?!


영화는, 배우로 이름이 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감독으로서 <물속에 무언가 있다>를 만든 엘렌 페이지의 담담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어린 시절 차로 한 시간만 움직이면 그림 같은 바다가 펼쳐지는 노바스코샤주의 주도인 핼리팩스에 살았던 그는 모국인 캐나다가 다양성을 포용하고, 자연과 어울릴 수 있고, 열린 마음으로 가득한 곳이라 생각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엘렌 페이지 감독은 영화와 같은 제목의 책 『물속에 무언가 있다』를 읽고, 자신이 봐온 캐나다에선 볼 수 없었던 ‘환경인종차별’(Environmental Racism) 현실을 ‘발견’하게 된다. 도시에 살아온 백인인 자신이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캐나다의 이면을 알게 된 거다.


다큐멘터리 영화 <물속에 무언가 있다> 중


『물속에 무언가 있다』를 쓴 잉그리드 월드론(Ingrid Waldron) 박사는 엘렌 페이지의 고향인 노바스코샤주의 셸번 카운티 남쪽, 픽토 카운티의 보트 하버(원주민어로는 ‘아섹’), 스튜위악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오염과 그로 인한 재난이 인종차별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에 주목한다.


폐기물처리장이 만들어 지고 제지공장의 오수, 강에 버려질 대량의 소금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는 건, 백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아니다. 오랫동안 흑인들이 모여 공동체를 이룬 동네이고, 캐나다라는 국가가 생기기 이전부터 자신들의 땅과 자연을 지켜온 원주민인 미그마 부족이 살아가는 곳이다.


백인 중심 사회에서 이들은 ‘주변인’ 취급을 받으며, 그렇기에 기업과 결탁한 정부(국가)의 ‘표적’이 된다. 정치인이나 언론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주변부이고 사회적 소수자들이 모인 공동체이다 보니 기업과 정부의 악행이 조용히 은폐되기 좋은 환경이다.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죽어가고 있지만, 사회는 심각한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다. 월드론 박사는 이것이 바로 ‘환경인종차별’이라고 지적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물속에 무언가 있다> 중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망가지고 오염된 땅을 버리고 떠날 수도 없다. 자신들의 영토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갈 수 있는 곳도 없기 때문이다. 부모가 모두 암으로 죽었지만 딸은 자신의 다섯 아이와 그 집에 머물 수밖에 없다. 흑인 여성의 낮은 취업률 그리고 임금차별을 생각해 볼 때, 그가 다섯 자녀와 도시에서 버티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떤 인종은 쉽게 환경오염에 노출될 환경에 놓이고, 그들의 삶과 건강은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가난을 벗어나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현실을 담아내기 위해 엘렌 페이지 감독은 카메라를 들고 직접 환경인종차별을 겪고 있는 지역을 하나 하나 찾아간다. 그곳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가족과 마을 그리고 모두의 땅과 물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기사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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