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돌봄경제”는 여성주의 정당의 주요 공약이죠

핀란드 여성주의당 카튜 아로 대표 인터뷰



핀란드에서 여성주의 정당 ‘페미니스티넨 푸오루에’(Feministinen puolue) 창당을 공동으로 주도하고, 현재 대표로 당을 이끌고 있는 카튜 아로(Katju Aro)씨. 예술가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해 온 아로 대표는 1892년에 설립된 여성단체 ‘Naisasialiitto Unioni’의 회장이기도 하다.

 

작년 6월 15일 출범한 여성주의 정당 소식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이메일 인터뷰를 요청했다. 카튜 아로 대표는 흔쾌히 응해주었다.


▶ 핀란드 여성주의 정당 카튜 아로 대표 ⓒ출처: 당 홈페이지


- 핀란드는 여러 가지 면에서, 특히 성평등 관련해서 선진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지금 핀란드에 ‘여성주의’ 정당이 필요한지 말씀해주세요.

 

“핀란드는 의심의 여지없이 성평등 관련 사안들에서 굉장한 진보를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어요. 예를 들어 여성에 대한 폭력은 핀란드 (그리고 전 세계) 여성들에게 가장 큰 ‘안보 위협’입니다. 여성 임금의 경우도 남성의 82% 정도이고요. 여성들은 아직도 가족 관계에서 주된 ‘돌봄노동’ 담당자예요.

 

그리고 이 사회에는 수세기 동안 차별을 받아온 집단들이 많이 있습니다. 성소수자들, 장애인들, 소수인종들이 그렇지요. 우리에게 여성주의는 평등, 자유, 그리고 모두가 차별받지 않음에 관한 것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이것이 이루어진 나라는 없습니다.”

 

-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핵심 정책들에 대해 미리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의 정책 기조를 이루고 있는 주제들은 반(反)차별, (모두가 좋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로서의) 웰빙(well-being), 인권 보호 등입니다. 이 주제들은 경제 정책에서 사회복지, 그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과 싸우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 방안들까지 아우르고 있어요.

 

삶의 모든 영역에는 각각 다른 형태의 갈등과 권력 투쟁이 있어왔습니다. 여성주의 시각의 분석은 해결되지 못한 아주 오래된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흔히 과소평가되고 있는 ‘돌봄 경제’에 대한 공공투자가 그래요. 이는 돌봄 분야에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더 많은 임금을 보장해서 돌봄 노동자들의 웰빙을 높여줄 수 있게 됩니다. 나아가 이 공공투자는 사회에 더 많은 세금 수입을 가져오고, 결국 돌봄을 받는 이들에게도 웰빙을 제공할 수 있게 되지요.”

 

- 선거가 3개월 정도 남았습니다. 좀 이르기는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가능성에 대해 꽤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겨우 6개월 전에 정당이 만들어졌고, 지금 등록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죠. (인터뷰가 이루어진 뒤인 2017년 1월 10일, 정당 등록이 정식으로 완료되었다.) 선거 전까지 공식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기간이 2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거든요. 만약 헬싱키(핀란드의 수도) 지역에서 의석 하나를 얻을 수 있다면, 그러니까 5천표 정도를 획득하게 된다면 우리는 벌써 ‘승리’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 핀란드 여성주의 정당(Feministinen puolue)  ⓒ사진 출처: 당 홈페이지 feministinenpuolue.fi

 

- 당이 스웨덴 여성주의 정당인 F!와 특별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몇 년 전 스웨덴 여성주의 정당이 선거운동을 굉장히 성공적으로 했는데요. 그때 우리에게 큰 영감을 주었어요. 우리 정당의 출발점이 된 거지요. 그래서 F!과 정보를 주고받았고, 여기 핀란드에서도 여성주의 정당 설립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우리 말고도 유럽에 있는 다른 여성주의 조직들도 유럽에서 더 많은 여성주의 정당을 만들어내기 위해 앞으로 함께할 거랍니다.”

 

- 한국에서 이 인터뷰를 읽게 될 분들, 특히 페미니스트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고뇌하는 것을 멈추고, 조직하는 것을 시작하세요! 이 말은 몇 년 전 스웨덴에서 여성주의 토론회가 있었는데, 거기에 참여했다가 본 벽보 문구입니다. 정말 깊이 와 닿았어요. 세상은 모두에게 더 나은 곳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같은 목표를 위해 함께하는 사람들이 충분히 있어야 해요.”

 

※ 핀란드 여성주의 정당 Feministinen puolue 홈페이지: feministinenpuolue.fi 일다 Feminist Journal ILDA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