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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자궁경부암 백신 피해자 63명 집단소송

정기접종 장려한 국가와 제약회사에 책임 물어 _기록: 우메야마 미치코  



일본에서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한 후, 심각한 부작용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와 제약회사 양 측에 책임을 묻는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다. 소송은 2016년 7월 도쿄, 나고야, 오사카, 후쿠오카 네 곳의 지방법원에서 일제히 제기되었다. 원고는 63명이며 15-22세로 평균 연령은 18.4세이다.

  

다른 정기접종 백신에 비해 부작용 많아

 

HPV백신은 GSK사(상품명: 서바릭스)와 MSD사(상품명: 가다실)에서 개발, 판매하고 있다. 2010년 11월에 긴급 촉진사업으로 공적 지원이 시작되었고, 2013년 4월에는 정기접종 대상(예방접종법에 근거해 국가가 장려)이 되었다.

 

공적 지원이 시작된 후부터 백신의 부작용 사례가 속속 보고되었다. 2013년 3월에는 ‘전국 자궁경부암백신 피해자연락회’가 발족했다. 같은 해 6월, 결국 후생노동성은 ‘적극 권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소송의 소장에 기재되어 있는, 후생노동성에 보고된 통계를 보면 2016년 2월말까지 약 340만 명이 백신을 접종했다. 부작용 보고는 2천906명이며, 그 중 1천572명은 심각한 상태다. 이 수치는 다른 정기접종 백신에 비해 부작용이 매우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 자궁경부암(HPV) 백신 피해소송 원고, 이토 유이 씨  ⓒ촬영: 오치아이 유리코


63인의 원고들 중에는 백신 접종 당시 중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이었던 사람이 많다. HPV백신 접종 후 부작용의 증상은 몸의 통증과 저림 등의 감각 장애, 보행 장애와 경련 등의 운동계 장애, 기억장애 등의 인지/정동형 장애, 자율신경/내분비계 장애 등 “다양하고 심각하며 완화와 재발이 반복된다.”

 

2016년 7월 27일에는 도쿄 소송의 원고들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세 원고의 이야기이다.

 

이토 유이 (20세)

 

“저는 지금 음대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고등학교 입학 때까지 세 차례 HPV백신 접종을 마쳤는데, 바이올린 연주를 하던 중에 팔과 무릎 통증 때문에 걷기조차 어려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고2 때는 극심한 고통으로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어 휠체어 생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통학도 할 수 없게 되었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도 없게 되었고, 어머니의 간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갑작스런 격렬한 통증과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의 생활은 지금보다 더 악화되는 건 아닐까 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득합니다.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공적 지원을 바랍니다.”

 

▶ 자궁경부암 백신 피해소송의 원고, 소노다 에리나 씨  ⓒ촬영: 오치아이 유리코

 

소노다 에리나 (19세)

 

“중3 때 HPV백신 1차 접종 후, 부정출혈과 복부 통증을 느꼈습니다. 내장을 쥐어짜는 듯한 생리통으로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보행장애와 기억장애, 악력(손바닥으로 물건을 쥐는 힘)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지금은 1급 신체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증상을 호소했던 학교와 병원에서는 ‘꾀병’이라고 하거나 ‘마음의 문제’라는 식의 취급을 받았습니다. 고등학교는 전일제에서 사이버학교로 전학할 수밖에 없었고, 대학도 사이버학교입니다. 그나마도 수업을 받는 데는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열아홉 살 보통 여자로서 생활하고 싶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던 어른들, 제약회사 사람들이 지금의 제 상황을 알길 바랍니다.”

 

모치즈키 루나 (17세)

 

“초등학교 6학년 때 지자체에서 HPV백신 무료 접종권을 받아 2011년 3월까지 세 차례 접종을 받았습니다. 주사는 굉장히 아팠습니다. 그 후 무릎이나 관절통, 두통, 눈부심이나 냄새를 지각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이 있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몇 군데나 병원을 돈 끝에 결국 백신 부작용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휴일에 가족과 야구를 보러 가는 게 인생의 낙이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통증은 계속되고, 피곤하면 다리가 떨리고 팔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기억장애도 있어서 어머니와 나눈 이야기가 기억나지 않거나 매일 쓰는 젓가락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외에도 HPV백신 부작용 피해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저의 피해 상황을 알리고 싶습니다.”

 

▶ 자궁경부암 백신 피해소송 원고, 모치즈키 루나 씨  ⓒ촬영: 오치아이 유리코

 

부작용 인과관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 마련하라

 

도쿄 소송의 기자회견 중에 몸 상태가 나빠진 원고도 있었다. 전국에서 일제히 소송을 제기한 63명의 원고들은 국가에 대해, 해외 심각한 사례를 포함해 부작용 증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의 안전 확보 의무를 위반하고 이를 승인하였으며, 긴급 촉진사업 및 정기접종화한 위법성 등에 책임을 묻고 있다.

 

또한 제약회사 두 곳에는, 예방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백신을 판매한 불법 행위와 제조물 책임 등을 묻고 있다. 아울러 백신과 부작용 증상과의 인과 관계를 규명할 것과, 항구적인 지원체제를 구축할 것, 철저한 재발 방지책을 수립할 것 등을 요구하며 한 사람당 최저 1천5백만 엔(약 1억5천5백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했다.

 

HPV백신 약해(藥害: 약을 잘못 써서 받은 피해)소송 전국변호단은 앞으로도 추가 제소를 위해 피해자들 대상으로 소송 설명회를 계최할 예정이다. 백신 부작용에 의해 휠체어와 돌봄이 필요하게 된 여성들은 장래에 대한 큰 불안도 떠안고 있다. 충분한 의료 체제와 생활 지원 체제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다.  페미니스트들이 만드는 저널리즘, 일다 Feminist Journal ILDA 

 

※ <일다>와 제휴 관계인 일본의 여성주의 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기사로,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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