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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성 충전

세 벌의 외출복으로 여름을 나다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6. 9. 3. 09:00

옷 세 벌로 여름나기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28) 선택의 시간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두나] 여성주의 저널 일다


▶ 옷 세 벌로 여름나기   ⓒ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28) 선택의 시간

 

올 여름이 오기 전, 나에게 한 약속이 있었다. 세 벌의 외출복으로 여름 한 철 나는 것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한다면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신경이 쓰였지만, 나만의 생각이었다는 거. 타인들은 관심 없다. 입을 옷이 정해져 있으니 잠들기 전에 잠이 더 잘 왔으며, 한 주 빨래는 토요일 오전에 해야 한다는 정해진 시간이 생겼고(입을 옷이 금방 없어지니까), 출근 준비하는 아침 시간은 충분히 여유로웠다. 심지어 서울에 살고 있는 동네의 문화재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하루 중 일어나서 잠이 들기까지 수천 가지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데, 그 중 몇 가지는 미리 선택을 해 놓으면 삶의 방식도 참 많이 바뀐다는 거다. 옷이 단순해지니 쓸 데 없는 선택의 시간이 줄어들고, 주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영화관이 가까운 동네보다는 문화재가 가까운 동네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서울 집 가까이 “반달” 동요 작곡가 윤극영 선생님의 가옥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동시를 배우는 차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 달 휴가 계획은 그곳에 가는 것이다.

 

나를 더 알게 해 준 세 벌의 외출복. 아주 보배롭고 소중하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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