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백원장 사람들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21) 문경에서 잠시 휴식Ⅲ
※ 도시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이 더불어 조화롭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현재 비주얼 에이드visual aids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작가 소개]
▶ [백원장 사람들] ⓒ 이두나의 Every person in Seoul (21) 문경에서 잠시 휴식Ⅲ
휴직 후 한 달 반 만에 돈을 벌러 장에 나갔다. 솔직히, 회사 휴직 기간의 반이나 지나가버린 지금 상황에서 뭐라도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경북 상주 백원초등학교 앞, 기차가 서지 않는 경북선 간이역 백원역에서 열리는 ‘백원장’이 나의 하루 일터였다. 판매 종목은 선인장이었다. 하필 이 날은 이례적으로 매우 더웠으므로, 당연히 더 더워 보이는 나의 선인장은 팔리지 않았다.
백원장에서는 그 이름답게 모든 셀러들의 가격에 백 원이 붙는다. 이를테면 천백 원을 받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의 네일케어 서비스, 귀촌 청년이 삼천백 원에 내놓은 제비콩 모종들, 그리고 어느 화가의 백 원짜리 손톱깎이. 참으로 세련된 가격이다!
이런 장터가 자연스레 경제를 배우고 사회 경험을 일찌감치 할 수 있는 장소로써 아이들에게 좋다고들 하지만, 그런 의미보다는 나 어릴 적 부활절의 인상 깊은 추억처럼 이들에게도 백원장에서의 즐거운 추억이 삶의 재료가 되어주지 않을까? ▣ 이두나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문화감성 충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0) | 2016.06.25 |
---|---|
누더기털을 처음 깎은 삽살개, 몽실이 (0) | 2016.06.12 |
와인을 마실 때 하는 게임 (0) | 2016.06.05 |
결혼생활에 대한 낭만을 비껴서는 영화 <45년 후> (0) | 2016.05.14 |
‘꾸밈’의 제한된 경계를 넘으라는 메시지 (0) | 2016.05.12 |
시골 보금자리로 돌아오다 (0) | 2016.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