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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과 함께 ‘푸른 밥상’을 꿈꾼다
<아맙이 만난 베트남 사회적기업> 푸른가게
공정여행과 공정무역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사회적 기업 ‘아맙’(A-MAP)이 베트남 곳곳에서 지역공동체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모임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 <푸른가게> 2009년 창립된 푸른가게는 베트남에서 생산된 친환경‧자연농 농산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는 호치민시의 사회적 기업이다. 영세한 농가의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원하는 <푸른가게>는 친환경‧자연농 기술을 전수하는 한편, 선금 결제로 이들의 재정난을 돕는다. 각 지역의 여건과 상품의 특성에 맞게 호주농업진흥청(NASAA)의 유기농 기준, 베트남 의료부와 농촌발전농업부의 화학비료 사용 기준 등의 원칙을 적용해 상품을 생산, 관리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을 위한 친환경상품 설명회도 열고 있다.
세계적인 농산물 수출국, 왜 농민들은 가난한가?
베트남 전체 노동인구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베트남 농민의 숫자는 약 3천만 명. 전 세계에서 베트남은 캐슈넛 수출 1위, 후추 수출 1위, 쌀 수출 2위, 커피 수출 2위, 차 수출 2위 등을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농업 국가다. 한때는 농업이 국내총생산(GDP)의 40퍼센트를 담당했을 정도로, 농민은 오늘날 베트남을 개발도상국의 반열에 오르게 한 일등 공신이다. 그렇다면 현재 그들의 살림살이는 어떨까.
작년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베트남 최대 곡창지대 메콩델타 농민의 평균 수입은 월 60만동(약 2만 9천원). 이곳 최저임금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땀 흘려 일을 해도 갈수록 가난해지는 현실 속에서 농민들은 너도나도 고향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고 있다. 또한 고향에 남은 농민들은 생산량 증대를 위해 화학 비료를 남용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까? 농민들과 연대하며 지속 가능한 농업의 대안을 찾고 있는 사회적 기업 <푸른가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구수정(아맙 베트남 본부장. 이하 ‘수정’): 요즘 베트남 사람들의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호치민시 여기저기에 친환경‧유기농 매장도 점점 늘고 있고요. 그래서 오늘 <푸른가게>와의 인터뷰를 정말 고대하고 있었어요.
마이 티 투이 항(푸른가게 사장. 이하 ‘항’): 중국산 농산품이 대량 유입되면서 베트남 사람들의 불안이 아주 커졌어요. 하지만 꼭 중국산뿐만이 아닐 겁니다. 화학비료, 살충제, 방부제 범벅의 농산품이 시장을 뒤덮은 지 오래되었죠. 주문은 밀려드는데 물량은 부족해 <푸른가게>는 요즘 항의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웃음)
메콩델타 농촌의 실상에 충격을 받고서
▶ <푸른가게> 사장 마이 티 투이 항. ⓒ 아맙
수정: 어떠한 계기로 <푸른가게>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항: 예전에 영국의 한 공정무역 단체에서 일을 했었어요. 새우 산업이 베트남 농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한때 새우가 돈이 되자 농민들이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너도나도 새우 양식에 뛰어들었지요.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기업이나 대자본가들 말고는 소규모 양식업을 벌인 대다수의 농민들이 빚더미에 앉게 되었고 결국 땅마저 잃고 말았죠.
베트남은 새우 수출로 많은 외화를 벌어들였지만 정작 생산자인 농민들은 더 가난해졌습니다. 새우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크게 다를 바 없지요.
그 뒤 저는 호치민시 모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 파트에서 일을 했습니다. 한번은 메콩델타 지역을 방문해 농민 지원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우리 농민들의 실상에 큰 충격을 받았지요. 농촌은 황폐했고 농민들은 너무나도 가난했습니다. 또한 무분별한 화학비료, 농약 사용으로 농민들의 몸도, 땅도 망가져가고 있었지요.
쌀 수출 세계 2위인 베트남 농촌의 이면을 목격한 저는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기업의 이미지를 위한 언론 플레이에 치중되어 일회적인 이벤트 사업이 되기 일쑤였고 근본적인 문제에는 다가가지 못하는 한계가 보였어요. 결국 저는 사표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농민들과 더불어 친환경 농사를 짓겠다는 야무진 꿈을 안고 메콩 델타로 떠났습니다.
수정: NGO 단체가 아닌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게 된 동기가 있었나요?
항: 베트남 농촌의 현실을 직면한 후 NGO 사업을 고민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NGO가 아닌 다른 대안을 찾고 싶었어요. 해외 NGO들이 오랜 기간 베트남에서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해도, 그들이 떠나고 나면 다시금 그 지역이 황폐해지는 걸 봤기 때문이죠.
그러던 중 인도로 여행을 떠났는데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의 저서 <가난 없는 세상을 위하여>를 읽게 되었어요. 빈민들에게 무담보로 소액대출 사업을 한 그라민 은행 프로젝트 이야기와, 빈민 구제와 사회·경제 구조의 부조리를 혁신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세워야 한다는 그의 이상에 큰 감동을 받았죠.
베트남으로 돌아와 사업을 준비하다가 동남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업을 돕는 투자자문회사 <푸른사업>(Xanhbiz)을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지금의 <푸른가게>를 열게 되었지요.
연이은 실패 ‘농민과 농촌을 몰랐다’
수정: 지금의 <푸른가게>가 있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항: 초기 사업 자금은 고작 1만 달러였어요. 그동안 모은 돈에서 부모님의 노후자금을 좀 떼어드리고 남은 전부였죠. 회사를 관두고 메콩델타 지역인 롱안 성의 한 농촌 마을에 들어가 유기농 쌀농사에 도전했어요. 농민들과 친환경 유기농법 농사 계약을 맺고 일을 시작했죠.
우선 후옛롱(Huyet Rong)이란 종자를 골랐어요. 메콩델타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재배되어온 토종 종자로 6개월에 한 번 수확해 이모작, 삼모작은 불가능하지만 화학비료 없이 자연농이 가능한 종자였어요. 최근 농민들은 이모작, 삼모작이 가능한 종자를 선호하지만 그렇게 땅을 착취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화학비료와 제초제도 함께 써야만 하죠. 그리고 친환경 재배를 위해 오리농법도 시도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어요. 가장 큰 이유는 농민들을 잘 몰랐기 때문이에요. 농민들은 친환경 유기농법을 반기지 않았어요. 농사 자체가 부지런함을 기본으로 하지만 유기농은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농민들은 농약과 더불어 한평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런데 손쉽게 병해충을 제거하는 농약 사용의 유혹을 떨쳐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이렇게 유기농을 실천하려면 힘은 배 이상 드는데 오히려 소출은 줄어드는 것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만큼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유기농 농산품의 값을 아주 후하게 쳐줘도 농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농민들은 똑같은 땅에 똑같은 작물을 재배했는데 소출이 적은 것을 무척 수치스러워하는 거예요. 저는 농민들의 심리조차 알지 못하면서 이 일에 덤벼들었던 거죠.
게다가 오리농법은 광대한 토지의 벼농사에는 적합하지 않았고 농수로가 현대화하면서 오리가 논물에 살기도 힘들어졌어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논에 오리를 대고 관리하는 것도 손이 많이 가 농민들도 꺼려했죠. 홍수로 오리가 떼죽음을 당하거나 한꺼번에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고요.
▶ 3년간 생산지에서 겪은 실패와 좌절은 오늘날 <푸른가게>가 베트남 농민들의 현실에 적합한 친환경, 자연농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지식과 노하우를 갖게 해주었다. ⓒ 아맙
‘농산물의 유통을 책임질 기업이 필요하구나!’
수정: 메콩델타에 많은 부레옥잠을 비료로 만드는 시도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항: 부레옥잠은 보통 수질 정화에 뛰어난 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번식력이 너무 왕성해 과도하게 자라면 금방 강어귀를 뒤덮고 산소 공급을 방해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도 종종 벌어집니다. 때문에 농민들이 부레옥잠을 방제하기 위해 강에 농약을 치거나 제초제를 사용하면서 오히려 심각한 수질오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한편, 다 자란 부레옥잠에는 물에서 흡수한 질소와 인뿐만 아니라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퇴비로 만들면 훌륭한 천연비료가 되지요. 기술적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강에서 부레옥잠을 건져 올리고 말려서 비료를 만드는 데 너무 많은 노동력이 소모돼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어요.
최근엔 베트남 농촌에도 젊은 사람들이 갈수록 줄고 있어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고요. 추수기에 엄청나게 많은 쌀겨가 강에 버려져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죠. 그래서 쌀겨를 연료로 사용하는 조리기구를 개발하기도 했는데, 조리시간도 많이 걸리고 50분마다 한 번씩 쌀겨를 넣어줘야 하는 등 시장성이 없어 상용화하지는 못했어요.
수정: 초기에는 생산지에서 대안을 찾아 좌충우돌했다면 지금은 소비시장인 호치민시에서 <푸른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항: 약 3년 가까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느 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직접적인 생산이 아니라 유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 베트남에는 친환경‧유기농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아 농민들이 아무리 좋은 상품을 생산한다 해도 판로를 찾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고요. 또한 지속 가능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농민들이 친환경 농법에 등을 돌리는 것도 당연한 일이고요.
그래서 저는 농민들이 친환경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그 유통을 책임질 수 있는 사업을 고민했습니다. 결국 다시 호치민시로 돌아와 친환경‧유기농 농산품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인 <푸른가게>를 열게 되었지요.
중요한 것은 인증이 아니라 신뢰에요!
수정: <푸른가게>에서 판매하는 농산품들은 유기농이나 공정무역 등 친환경 관련 상품 인증을 받은 제품들인가요?
항: <푸른가게>는 친환경 농산품으로 베트남 국내의 틈새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또한 <푸른가게>가 거래하는 농가는 대부분 소농이나 자급자족 형 영세농들이지요. 이런 분들은 복잡한 서류와 절차 때문에 인증 신청은 엄두도 못 내고, 인증 비용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지요.
<푸른가게>가 수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상품 인증을 추진하겠지만, 현재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서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에요. 저는 인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푸른가게>는 대규모 농장이 아닌 소규모 농가와 영세 농민들의 지속 가능한 삶을 돕고 싶었지요. 따라서 <푸른가게>는 현재 모든 생산과정에서 공정무역, 유기농 등 친환경 생산 원칙을 적용하지만 따로 인증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푸른가게>의 지원을 받고 있는 친환경 딸기농장. ⓒ 아맙
수정: <푸른가게>는 농민들과 어떻게 거래하고 있나요?
항: <푸른가게>와 거래하는 농민들은 대부분 농지 면적 1헥타르 미만의 소농들입니다. 농사를 짓는데도 기본적으로 자본의 뒷받침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소농들은 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도 어려운 형편입니다. 어렵게 대출을 받는다 해도 농사는 자본 회전력이 늦어 결국 높은 은행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병해충,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흉작으로 빚을 갚지 못해 삶의 터전마저 빼앗기고 빈손으로 고향을 떠나는 농민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푸른가게>는 농민들과 거래를 할 때 선금 지급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문가들을 현지에 보내 친환경, 유기농 등의 농법을 전수하고, 단작의 폐해를 알리며 혼작, 윤작 기술을 보급하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상품의 품질에 따라 별도의 퀄리티 프리미엄도 지급하고 있고요. 현재 베트남 농촌의 여건상 완벽한 친환경, 유기농이 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지역별 또는 상품별로 품질도 천차만별이지요. 그래서 저희 <푸른가게>에서는 녹색, 금색, 백색 마크 표시로 3가지 기준을 두어 상품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녹색 마크는 생산에서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거나 호주농업진흥청(NASAA)의 유기농 기준에 따른 천연비료만을 사용한 것이고, 금색은 베트남 의료부와 농업농촌개발부가 허가한 비료만을 사용한 것, 백색은 각 지방의 특산품에 적용하는 것인데 수확, 가공, 보관 과정에서 일체의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푸른가게>에서는 6개월에 한 번씩 토양 검사와 상품 검사를 시행하고 있어요.
수정: 유기농, 친환경 농법은 어떻게 배웠나요? 주로 어느 나라의 사례를 참고했나요?
항: 주로 미국에서 책을 구해 공부했고 필요한 자료는 번역을 하기도 했어요. 직접 농사를 지으며 여러 가지 재배 실험을 해보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책 <짚 한오라기의 혁명>을 읽고 자연농법 철학에 푹 빠지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자연농법을 공부하기 위해 책을 샀는데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번역, 출간까지 추진하게 되었어요.
사업을 하면서 일본의 사례를 많이 참고했어요. 자연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사람이 자연의 일부로서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농법을 지향하는 일본의 사례가 베트남과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웰빙 소비자’보다 더 현명한 소비자들
▶ 옥스팜(Oxford)과 베트남 사회적기업 지원센터(CSIP)가 주최한 경영능력 강화교육 프로그램에서 <푸른가게> 사례를 소개하는 항 씨.
수정: <푸른가게>에서는 어떠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나요?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항: 주로 가정에서 먹는 채소와 과일들을 팔고 있고 생선과 새우 등 일부 해산물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환금성이 뛰어난 상품 위주가 아니라 식탁에 일상적으로 오르내리는 먹거리들 중심이죠. <푸른가게>는 식품의 신선도를 위해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이른 아침을 맞이합니다. 산지에서 식탁까지 당일 배송을 하기 위해서는 새벽 4시에 가게 문을 열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차로 하루 거리 이내 지역에서만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생선은 호치민시에서 가까운 붕따우, 새우는 베트남 최남단 까마우, 채소는 고산지대 달랏과 메콩델타의 벤쩨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얼마 전부터는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서 계피도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데, 신선도를 다투는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거지요. 빵이나 과자 등과 같은 가공 식품은 일체 판매하지 않고 수입 상품도 전혀 취급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식품 안전에 대한 걱정은 많은데 정작 친환경 먹거리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채소에 구멍이 나 있다”, “애벌레가 나왔다”, “왜 내가 찾는 채소는 없냐” 등등의 항의 전화도 자주 받습니다.
<푸른가게>는 친환경 식품만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처럼 다양하게 상품 구색을 갖추기 어려운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산지 직송,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태풍철, 홍수철, 장마철 등의 시기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지역별 현지 상황에 따라 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또한 화학 농약이나 비료 사용을 자제하고 친환경 재배한 식품들이기 때문에 벌레가 먹기도 하고 크기도 들쑥날쑥 못생긴 것이 많지요. 따라서 친환경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푸른가게>에서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 친환경 교육,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간담회 등의 자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단순히 몸에 좋은 것만을 찾는 웰빙 소비자가 아니라 더불어 사는 세상을 고민하는 현명한 소비자들이 <푸른가게>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것이라 믿어요.
저마다의 터전에 ‘푸른가게’가 만들어지길
수정: <푸른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푸른가게>를 통해 이루고 싶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요?
항: 처음에 남들이 다 선망하는 직장인 외국인기업을 박차고 나와 생판 모르는 농사일에 뛰어들겠다고 하자 가족 모두가 나서서 말렸어요. 제가 뜻을 굽히지 않자 어떻게 혼자 농사를 짓겠냐며 여동생이 함께 따라 나섰죠. 그때 여동생에게는 7살 난 딸이 있었어요. 아이를 돌볼 사람이 필요하다 해서 남편이 따라오고, 결국에는 아버지, 어머니까지 온 가족이 롱안 성으로 이주를 하게 되었지요.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했지만 제겐 든든한 가족이 있어서 많이 힘들다고 느끼진 않았던 것 같아요. 사람들은 보통 실패를 통해 잃은 것을 생각하죠. 저는 ‘돈은 잃었지만 값진 경험과 지식을 얻었다’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실패를 이겨냈어요. 개인적인 시련이나 좌절은 견뎌낼 수 있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뜻을 모아 함께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서로에 대해 신뢰하고 의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죠.
언론에 <푸른가게>가 소개되면서 여러 곳에서 연락이 오고 프랜차이즈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어요. 하지만 모두 거절했어요. 저는 전국에 <푸른가게> 체인점이 들어서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터전에서 저마다의 ‘푸른가게’를 꾸려가는 세상을 원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푸른가게>의 사업을 더욱 안정화시켜 하나의 성공 모델로 키워가야겠지요.
▣ 정리-권현우 <아맙> 공정여행팀장.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아맙> 카페: cafe.daum.net/doanhnhanxahoi 연락처: 070-7554-5670(베트남사무소)
<아맙> 후원 계좌: 신한은행 110-313-503660 (예금주: 김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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