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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새지평

글쓰기 치료를 마치며 ‘나는 선언한다’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6. 3. 20. 15:00

글쓰기 여행을 마치며 ‘나는 선언한다’

<연탄과 함께하는 글쓰기 치료> 미소님의 사례(끝)



연탄이 진행한 글쓰기 치료 프로그램의 한 사례를 10회에 걸쳐 연재하였습니다. 이는 글쓰기 치료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글쓰기 치료 중 하나입니다. 독자들과 공유한 사례는, 40대 여성으로 3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이를 돌보면서 항상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미소’님의 이야기였습니다. 비슷한 상처로 힘들어하고 있을지 모를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사례를 공유하도록 허락해 주신 미소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연탄]

 

지금까지 글쓰기 치료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번 과제를 미소님만큼 잘해 준 사람이 없었습니다. 미소님처럼 ‘내 삶의 지지자 그룹’에 들어갈 사람이 이렇게 많은 분도 없었고, 지지자에게 직접 글을 받아서 보내준 분도 없었습니다. 미소님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람 부자이기도 하구요. 연탄이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이 바로 주변에 사람이 많은 ‘사람 부자’거든요. 정말 부럽습니다.

 

그리고 30년 지기 친구의 공감과 애정 어린 조언이 담긴 글은 진심이 느껴져 뭉클하게 하네요. 30년 지기 친구를 비롯해 미소님께서 적어주신 미소님 삶의 동반자, 지지자들이 곁에 있는 한 미소님은 외로워하지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미소님, 이제 프로그램의 종착지에 다다랐습니다. 그동안 짧았지만 미소님과 함께 의미 있는 여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글로 하는 여행이었지요?

 

무엇보다 연탄과 함께 한 프로그램이 미소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마음을 담는 글쓰기 연습이 되었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연탄이 여러 가지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그 과제들은 미소님이 살아가면서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힘들 때, 마음과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 글쓰기를 통해 그런 상황을 극복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연탄이 제시해 준 거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탄과 함께 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마치더라도, 언제든지 미소님이 그 방법들을 선택해서 응용해 보세요. 마치 연탄과 함께 했을 때처럼 말이죠. 미소님이 그렇게 살아가면서 활용을 해준다면, 그리고 글쓰기가 미소님께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면, 연탄은 정말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동안 열심히 프로그램에 임해준 미소님에게 선물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정확하게는 미소님이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기도 합니다. 미소님이 다짐한 것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기 위한 선언문을 붙였습니다. 연탄이 적은 선언문의 내용이나 문구의 초안을 미소님이 고쳐 보십시오. 그리고 미소님이 수정한 선언문을 다시 보내줬음 좋겠습니다. 그 선언문은 미소님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상기할 수 있도록 잘 보이는 곳에 붙여두세요. 자, 그럼 미소님의 당당한 선언문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  비 온 뒤 갠 하늘에 걸린 무지개처럼...   © 일

 

[미소]

 

연탄님에게

먼 길을 다녀온 기분입니다. 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네요. 대면 상담과 달리 서면 상담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효과가 있을까 솔직히 호기심도 약간 발동했지요.

 

처음 글쓰기 치료 과정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변 상황에 여유가 있었어요. 프로그램 중반에 출근과 집안 일이 겹치면서 마음이 좀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내가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이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연탄님의 위로와 격려와 순조로운 가이드에 제가 잘 동행했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연탄님에게 그동안 들려준 이야기는 내가 누군가에게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동안은 그것이 두서없이 터져 나와 가끔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엔 글쓰기 치료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폭풍 같은 내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명약을 처방해줄 것으로 기대했지요. 과정을 진행하다 보니 결국 내가 내 안에 가지고 있던 답을 연탄님이 자연스럽게 끌어내주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때론 내게 던져진 숙제가 버겁고 부담스러웠어요. 처음에 내 마음 상태를 전하는 글쓰기 주제를 봤을 때, 늘 하고 싶었던 얘기였기에 마음을 가다듬고 차분히 정리할 수 있었어요. 때론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도 흘리고…. 뒤로 갈수록 글쓰기의 주제가 부담스럽고 암담하기도 했어요. 한 번도 생각해보거나 정리해보지 않은 것들이라.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할 때는 이것밖에 없나 하고 당혹스러웠고, 최측근과 주고받은 피드백이 사실 좀 쑥스러웠지만 내 희망 리스트를 알고 있는 친구가 더 적극적으로 꿈을 이루도록 독려하며 하나씩 함께 실천해보자고 했을 때 게으름 피우거나 슬쩍 넘어가긴 틀렸구나 생각했지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이 과정을 잘 마친 결과인지 아님 내 노력 덕분인지(?) 모르겠으나 거친 세상을 향해 한발을 쬐끔 내딛는 내 모습을 확인하고 살짝 기분 좋습니다. 이젠 내 상황을 굳이 숨기려들지 않으려는 마음도 생겼구요. 눈앞에 보이는 어지러운 짐들을 하나씩 치우고 있습니다.

 

연탄님이 보내준 조언 중에서 일부는 핸드폰에 저장해놓고 가끔 들여다보며 마음을 가다듬어요. 늘 칭찬과 격려로 첫 글을 시작하는 연탄님의 말들이 내게는 그 어떤 영양제보다 좋은 치료제였습니다. 내가 겪은 불행한 일이 앞으로도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내겠지만, 가끔 내 두 다리가 힘이 풀려 주저앉으면 어쩌나 불안하기도 하겠지만, 연탄님과 나눴던 이 과정을 떠올리며 폭풍을 잠재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복잡했던 감정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느낌입니다. 두서없던 감정들이 복잡하게 머릿속을 어지럽혀 더 불안했는지 모르겠네요. 암튼 밀려오는 불안 때문에 질식할 것 같던 감정의 수위가 많이 낮아진 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요. 마음을 억지로 덮을 땐 불안이 더 커졌지만 내 마음을 정리하며 침착해지려고 하니 불안함보다 편안함이 다가오더군요.

 

그래서일까요. 내 상황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하던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고, 어떤 상황이 와도 상황에 따라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서툽니다.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제야 미성숙한 자아가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늦지는 않았겠지요.

 

쓰다 보니 너무 길었네요. 글로밖에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보니… 그동안의 동행은 고즈넉하고 한적한 숲을 편안하게 산책한 느낌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미소의 선언문>

 

[연탄]

 

미소님의 글을 보며 오히려 연탄이 감동하고 위로를 받은 것 같습니다. 일과 가정을 병행하면서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행을 마친 미소님이 정말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글쓰기 치료 과정이 미소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면, 그것은 소용돌이치는 마음을 다스리고 진심을 다해 스스로와 소통한 미소님의 노력 덕분입니다.

 

이제 거친 세상을 향해 한 발짝 내딛었다는 미소님 말씀이 정말 감사합니다. 미소님 말씀처럼 이후에도 때때로 상처 받거나 불안감이 찾아들겠지요. 우리의 삶의 이야기가 여기서 끝난 것이 결코 아니니까요. “우리의 삶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로부터 걸어나오기 때문이고, 우리의 마음이 늘 설레는 것은 걸어나오는 이야기가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미소님의 걸어나오는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시리라 믿습니다. ▣ 연탄.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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