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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성 충전

유기견 입양

일다 2016. 1. 18. 09:00

유기견 입양

사사의 점심(點心) 시골살이(33) 인연



※ 경남 함양살이를 시작하며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도 내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


©사사의 점심(點心) 유기견 입양 

 

하나가 일어나면, 거기에 인연하여 다른 하나가 일어난다.

 

#1. 인연의 시작

 

“사사님, 저희 절에 청삽살개로 여겨지는 유기견이 들어와서 안동 유기견 보호소에 보냈어요. 한 살이 아직 안된 것 같은 순한 녀석인데, 절에 들어온 인연인지라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네. 주변에 키울 수 있는 분을 찾고 있어요.”

 

#2. 기도

 

『나는 보살펴 주는 주인이 없어요. 

  버려졌거든요.

  배가 많이 고팠고 몹시 지쳤죠.

  힘도 없고, 갈 곳도 없는데, 추웠어요.

 

  어느 집 마당에 들어갔어요.

  쫓겨날까봐 겁이 많이 났어요. 종종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그 집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어요.

  ‘절 마당으로 들어온 것도 인연’이라며 쉴 수 있게 해주었어요.

  나를 잘 대해줬어요. 기운을 많이 차릴 수 있었죠.

  정말 고마웠어요.

  하지만 내가 계속 그 집에서 살 수는 없다고 했어요.

 

  그 집엔 커다란 돌조각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미륵부처님이라 부르면서 그 앞에서 기도를 하곤 했어요.

  소원을 비는 거라 했어요.

 

  고요한 어느 밤, 나도 가만히 소원을 부탁했어요.

  나는 보살핌을 원해요. 정말 필요하죠.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아서 세상이 뭐가 뭔지 잘 모르겠고, 겁도 나요.

  나는 사람들이 좋아요. 순하다고 하면서 나를 쓰다듬어 주는데,

  그때마다 기분이 참 좋고 가슴이 따뜻해져요.

  그렇게 따뜻하게 살고 싶어요.』

 

#3. 파장

 

-“사사님, 여기 지리산 마천골인데요. 주변에 개를 키울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저도 알아볼게요. 정 키울 사람이 없으면 제가 입양해 보는 것도 생각해보구요.”

-“저 O훈이에요. SNS를 봤어요. 저희가 한번 키워볼까요?!”

-남편 曰 “그럼, 안동 유기견 보호소에서 함양까지 개를 데려오는 건 내가 해볼게.”

 

#4. 새로운 인연

 

버려진 개는 그렇게 인연의 끈을 따라 절에서 유기견 보호소로, 유기견 보호소에서 O훈네로 주인을 찾아갔다.

 

“새로운 식구가 생겼습니다.

 누더기 옷을 입고 덩치가 큰 녀석이지만, 알고 보니 어린 아이같아요.

 멀리 안동에서 여까지 오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더는 안 떠돌아다니면 좋겠네요.

 손 달라 하면, 긴 발을 척~하고 내미는 아주 웃긴 아이입니다.

 이제 겨우 친해졌으니, 소홀하지 않게 신경 쓰며 살아야겠어요.”   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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