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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수습작업자들, 위험수당도 못받아
후쿠시마 제1원전 수습 작업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이 고선량의 위험한 환경에서 일함에도 불구하고 중간 가로채기 등으로 인해 낮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실태가 어떠한지 줄곧 원전 노동자를 취재해온 저널리스트 후세 유지 씨의 기록을 통해 살펴본다.
도쿄전력의 중층 하청구조, 급여 가로채기 만연
▲ 후쿠시마 제1원전 © 페민
원전에서 사고 수습 작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임금은 사고 전과 거의 같지만, 낮아진 경우도 있다. 내가 취재한 가운데 가장 낮은 일당은 8천엔이었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낮은 임금을 받는 직접적인 원인은, 사고 수습 작업이 도쿄전력에서 히타치, 도시바 등 1차 하청업체에 발주되고, 또다시 다른 하청업체를 거쳐 4차, 5차, 10차까지도 넓어지는 중층 하청구조와 위장 청부 등의 위법적 노동 행태가 만연하고 있는 데 있다.
일본에서 전후 원자력발전소 건설이 시작되었을 무렵, 각 지역에서 원전을 유치하기는 하지만, 방사능에 노출되며 위험한 일을 하려는 사람들은 좀처럼 모이지 않았다고 한다. 노동자를 구할 수 없는 1차 하청기업은 그 지역의 관계 회사에 요청해서 대신 사람을 모으도록 했다. 거기에서도 모이지 않으면 또 다른 회사에 요청하는 등, 복수 기업을 끼고 노동력을 모으는 방식이 일상화 되어갔다. 사고 이전보다 노동자를 구하기 힘들어진 만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에는 이러한 하청구조가 9차, 10차까지 확대되었다.
도쿄전력은 노동자 한 사람당 노무비를 하루 7만-10만엔으로 책정, 1차 하청업체에 지급한다. 하지만 이 금액은 중간 착취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보고 계산한 금액이다. 실제로 말단 노동자가 받는 금액은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며 많아야 10분의 7 수준이다.
작년 가을부터 추가 지급한다는 위험 작업에 대한 할증액도, 도쿄전력과 ‘직접 계약’을 맺은 하청회사에서만 지급할 의무를 갖는다. 이것이 사고 수습 작업이 하청업자 간의 민간 계약으로 이뤄지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점 중 하나이다.
원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일당의 급여 부분에 대한 가로채기는 건축업계에서는 관례다. 하지만, 통상적이지 않은 피폭을 당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일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위험수당 부분은 우리들에게 직접 지급했으면 한다”고 이야기한다.
가로채기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서 적어도 위험수당 등이 직접 노동자에게 지급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원전 작업보다 제염 작업을 더 선호하는 이유
민간사업이 아닌, 국가가 일정한 원칙에 근거해 시행하는 공공사업 중 하나가 제염 작업이다. 제염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제염 사업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설명하고자 한다.
제염작업자는 급여와는 별도로 일인당 하루 1만엔의 수당을 받게 되어 있다. 여기에도 역시 중층 하청구조와 중간 가로채기의 문제가 존재하지만,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기업과는 향후 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대책이 비교적 신속하게 만들어졌다. 급여에서 식사비나 교통비 등을 제하는 악덕업자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전과 비교하면 지급 상황은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더욱 위험한 원전 내 작업보다 제염 작업의 급여 수준이 나은 데다가, 원전 내에서는 고선량 작업을 하다가 각 업자가 정한 피폭한도(대략 연간 20밀리시벨트 정도)에 이르면 일을 그만둬야 하지만, 이에 비해 제염 작업은 보다 긴 기간 계속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니 더더욱이나 원전 내 작업에는 노동자들이 모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과잉 노동 “몸이 터져버릴 것 같다”
사고 발생 후,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작업자는 2천-3천 명의 추이였지만, 최근에는 오염수 대책사업 쪽에 작업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사고 직후처럼 비정상적인 노동 실태도 증가하고 있다.
▲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수습 작업을 하러 가는 작업원들. © 후세 유진
아베 총리의 “완전 블록화되었다”는 발언 때문에 국가가 도쿄전력에 압박을 가해 공기가 당겨진 결과, 작업자 한 명 한 명에게 일의 부하가 걸린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몸이 터져버릴 것 같다. 더 이상은 한계다” 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법정 노동 시간을 넘겨 작업하기 위해, 피폭 관리를 위한 APD(경보부착 포켓형 선량계)를 일단 반납했다가 다시 빌려 작업을 재개하는 등 10시간 이상의 과잉 노동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건강 피해에 대한 대응도 불충분하다. 홋카이도에 사는 한 남성은 사고수습 작업자로 일한 몇 개월 후, 도쿄전력이 실시한 연간 50밀리시벨트 이상 피폭 노동자 대상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체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암이 발병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인 중장비에 의한 잔해 철거작업을 하던 중, 도저히 무인으로는 할 수 없어 고선량 하에서 사람이 직접 작업해야 할 일이 발생했고, 어쩔 수 없이 APD를 몇 번이고 빼고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산재 신청을 했지만, 기록된 평균 선량은 약 60밀리시벨트로 국가의 산재 인정 기준인 100밀리시벨트가 되지 않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산재 신청을 하면, 그 노동자가 고용된 회사에는 발주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던 탓에 하청업체가 자발적으로 노동자에게 돈으로 ‘해결’을 유도하는 등 ‘산재 은폐’가 이뤄진 과거의 사례도 있다.
누군가는 해야 할 일, 국가가 노동 구조 만들어야
사고 수습 작업은 앞으로 몇십 년간 계속될 것이다. 극히 위험한 현장이지만, 누군가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지금처럼 노동자를 열악한 조건 속에서 일하게 하고, 피폭 한도에 이르면 ‘버리는’ 상황이라면, 얼마 안 가 일할 사람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도쿄전력에 모든 것을 맡길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임금, 대우와 건강권에 대해서 국가가 대응하고 제대로 된 노동 구조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 일다 www.ildaro.com
※ <일다>와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저널리스트 후세 유지 씨가 기록하고, 우에야마 미치코 씨가 정리, 고주영님이 번역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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