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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감성 충전

보편적인, 그러나 특별한 소녀들의 사랑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4. 1. 15. 08:30

지독하게 아름다운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포스터 
 
<가장 따뜻한 색, 블루>(압델라티프 케시시, 프랑스)는 “아델의 이야기 1부 & 2부”(La vie d'Adèle : Chapitres 1 & 2)라는 이름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아델의 이야기가 총 10부 정도 되었을 때, 이 영화에 담긴 이야기는 1부와 2부 정도 된다는 뜻이다. 파란 색은 대표적인 차가운 색감 중 하나이다. 이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도 매력적이지만, 포스터 속 또 다른 주인공 엠마의 머리 색을 보고 있으면 이 영화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증폭된다.
 
영화는 아델의 험난한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3시간이라는 러닝 타임 자체는 길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한 사람의 인생 중 결정적인 단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다. 영화는 아델이 학교를 다니는 시간부터 시작하여 사랑에 눈을 뜨는 과정, 본인의 성적 지향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간다. 그 과정에서 아델은 파란 머리의 엠마와 우연히 마주친다. 그리고 첫 눈에 반한다. 많은 이들이 칭찬하는 결정적 장면 중 하나이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아델은 성장해간다. 아델에게 있어서 엠마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고, 동시에 고민의 폭도, 방황도 커진다. 하지만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아델과 엠마는 조금씩 충돌할 수 밖에 없다. 영화는 격정적인 사랑과 현실적인 계급 문제가 얽힐 때 발생하는 갈등, 그리고 사회적 차이가 만드는 한계를 보여준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큰 간극, 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의 차이가 영화에서 잘 드러난다.
 
영화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둘의 정사씬이다. 파격적이면서도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정사씬은 단순히 몸만이 아니라 내면에서 밀착되어 가는 교감의 과정을 보여준다. 그 장면들이 있었기에 이후에 등장하는 아델의 감정들이 이해된다.
 
영화와 더불어 두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들도 감독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공동 수상할 정도로, 두 주연배우 아델 엑사르코풀로스, 레아 세이두가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캐스팅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캐릭터 그 자체인 배우들은 뚜렷한 존재감과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아델 엑사르코풀로스는 신인 배우임에도 어려운 배역을 잘 소화해냈다. 영화의 원작에서 주인공 이름은 ‘클레멘타인’이었지만, 아델과 캐릭터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이름이 ‘아델’로 바뀌었다. 

▲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영화는 긴 촬영 시간과 시간 순의 촬영 덕분인지 등장 인물들의 내면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음식을 먹는 장면도, 우는 장면도 자연스럽기 그지없다. 거의 24시간을 붙어 다니며 촬영했다고 하니, 연기가 일상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계속된 클로즈업(스크린에 얼굴만 등장하게 당겨서 촬영)과 밀착형 촬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델의 감정에 이입하도록 만든다. 그녀의 감정 기복을 함께 경험하게 되고, 그녀의 인생을 잠시 살았다는 느낌이 들면 영화를 성공적으로 감상한 셈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면 지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전혀 불쾌하지 않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는 소명의식과 직업의식을 가진 두 여자가 만드는, 보편적인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원작만화를 택했다고 한다. 그들의 일과 사랑, 이별 안에서 두 사람의 계급이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두고 원작을 해석한 감독은 그만큼 자연스러움을 강조했고, 그러면서도 시각적 아름다움을 유지했다. 아랍어로 ‘정의’를 뜻하는 아델의 이름은 감독이 항상 정의를 중시하고 사회성을 반영한다는 점이 드러나 있으며, 사회적 정의는 그의 작품에서 일관되게 발견할 수 있는 주제 의식이다.
 
아델이 느끼는 불안함과 욕망의 공존은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은 감정이다. 더불어 그녀가 처해있는 경제적인 현실 역시 마찬가지이다. 자신과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이에게 끌리는 것, 그리고 부딪혀가는 과정 역시 흔하다면 흔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머릿속으로만 그리는 선택 중 하나이기에 매력적이다. 아름다운 화면을 통해 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 블럭/ 미디어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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