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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당신을 ‘핵’전문가로 만들어줄 5권의 책! 
 
[녹색연합-일다 공동기획]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을 자연에너지재단으로”(9)
일다(www.ildaro.com)는 녹색연합과 동일본지진피해여성지원네트워크와 공동으로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을 자연에너지재단으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청정에너지’, ‘필요악’이라는 원자력신화에서 벗어나, 재생가능한 자연에너지로 시스템을 전환하도록 촉구해갈 것입니다. 필자 권승문님은 녹색연합의 녹색에너지디자인 활동가입니다. – 편집자 주
 
원자력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원자력 마피아'집단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대형사고가 터지고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도 한국 정부는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원자력공학 관계자로 구성된 소위 ‘전문가’집단은 언론이나 토론회에 나와, 어려운 용어를 쓰면서 원자력이 안전하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시민들은 어리둥절하다. 위험한 것 같은데, 위험하지 않다니?
 
원자력에 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정부와 원자력 관계자들, 그리고 주류언론들은 제대로 된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사실 원자력에 관한 정보는 ‘원자력 마피아’라고 불리는 집단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원자력 마피아’는 정부, 산업, 학계에 두루 포진해 있는, 원자력산업의 부흥만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을 일컫는다.
 
원자력산업에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이들에게 원자력의 위험성에 대해 묻는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다. 우리는 그저 “원자력은 안전하다”는,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을 통해 전달되는 일방적인 홍보와 교육을 수용할 뿐이다.
 
시민들이 밝혀낸 원자력의 은폐된 진실
 
원자력 전문가집단이 알리고 싶지 않은 원자력에 관한 불편한 진실이 있다면, 이제 우리 스스로 찾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상황은 아니다. 후쿠시마 재앙을 겪은 일본에서도, 시민 주도로 원자력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현재의 사태를 막지 못했다. 그러니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히로세 다카시 <원전을 멈춰라>(이음)   다카기 진자부로 <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녹색평론사)  헬렌 칼디코트 <원자력은 아니다>(양문) 

일본의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반핵운동가인 히로세 다카시는 저서 <원전을 멈춰라!>를 통해,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감춰진 사실을 파헤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 25년이 지난 지금도 체르노빌은 ‘죽음의 땅’이다. 저자는 체르노빌 이후 핵 사고 국가를 예언한다. 불행히도 그 예언이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적중했다.

 
히로세 다카시는 책의 말미에 재치 있는 주문을 하고 있다. “방사능의 피폭량에 대한 안전율을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계산한 안전량의 플루토늄을 먹을 수 있는가 물어보자”, “원자로는 대형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람이 있으면, 대도시에 원자로를 건설하도록 하자”,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 집에 폐기물을 묻어주자”, “방사능 피폭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는 통계를 제시하는 사람이 있으면, 피해자 유족 앞에서 설명을 하게 하자.”
 
원자력의 진실을 은폐하는 전문가 집단의 말에 속지 말고, 미래에 후회가 없다고 한시라도 빠른 행동을 하자고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절대 열어서는 안될 판도라의 상자 ‘원자력’
 
지금은 고인이 된 세계적인 반핵운동가이자 시민과학자인 다카기 진자부로 박사는 <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유언적 저서를 남겼다. 그는 ‘원자력자료정보실’을 창설해 원자력에 관한 자료를 제공하며, 원자력과 평생 싸웠던 사람이다. 바로 그 정보실이 현재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해 일본 언론에서는 다루지 않는 불편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다.
 
다카기 진자부로는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에 대해, 1999년 9월 30일 토카이무라의 JCO 우라늄 가공공장에서 일어난 임계사고에서 받은 충격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 사고를 통해, ‘원자력 안전신화’의 붕괴를 선언했다.
 
만약 그가 살아서 후쿠시마 사태를 목격했다면, 과연 어떤 말을 했을까? 다카기 진자부로는 원자력의 수많은 ‘신화’의 허구를 밝혀내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인류가 절대로 뚜껑을 열어서는 안 될 ‘원자력’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지만, 아직까지 ‘희망’이 남아있다고 믿고 싶다.” 그렇다면 후쿠시마 이후에도 ‘희망’은 남아있는가!
 
군사적 목적과 기업의 이해관계가 얽힌 미국 핵 정책
 

▲  김수진, 오수길, 이유진, 이헌석, 정용일 공저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도요새)
 
미국을 빼고서 핵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은 현재 핵발전소 102개(세계 1위)와 핵탄두 8천500개(세계 2위)를 보유한 국가다. 한국과 일본에 원자력 기술을 처음 제공한 것도 미국이다. 지금도 양국의 원자력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만큼 미국 원자력 정책의 진실을 밝혀내는 일은 우리에게 중요하다.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 받은 바 있는 반핵운동가 헬렌 칼디코트는 <원자력은 아니다>에서 이를 파헤치고 있다. 원자력의 감춰진 ‘비용’, 방사선에 따른 질병, 원전 사고와 테러의 위험성, 인류의 재앙 ‘핵폐기물’, 핵무기와 핵에너지에 이르는 미국 핵 정책의 감춰진 진실들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헬렌 칼디코트는 방사선과 질병에 관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일상적인 방사선의 위험과, 핵 연료주기(우라늄 채굴-제련-농축-성형가공-원자력 가동-폐기물)에 따른 방사선의 위험성, 그리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인디언 소수민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언급한다.
 
또한 원자력산업과 관련하여 국가들의 군사적 목적과 기업들의 경제적 이해관계, 고위정치인들의 탐욕까지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국의 탈핵 시나리오를 제안하다
 
그럼, 이제는 한국 원자력발전의 폐부를 파헤쳐볼 차례이다. 한국의 핵산업은 ‘기후변화’를 빌미로 저탄소 성장동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한국의 원자력 관련 정책은 전환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은 기후변화와 원자력의 밀월 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먼저 원자력이라는 환상이 출현하게 된 기원을 검토하고, 기후변화 시대에 ‘원자력이 청정한 에너지인가’, ‘석유처럼 고갈되지 않는가’,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경제성이 높은가’, ‘과연 안전한 에너지인가’라는 네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고 있다.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탈핵>(이매진)

 
또, 기후변화를 계기로 르네상스를 꿈꾸는 세계 원자력대국들과 한국 원자력정책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그로 인한 사회적, 환경적 갈등을 살펴본다. 이 책은 말미에서 원자력 정책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 정책의 결정권을 몇몇 전문가나 집권자가 아닌, 충분한 숙의과정을 거친 합리적인 시민들의 손에 넘겨줄 것을 제안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기획하여 나온 <탈핵>은 원자력의 위험성과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탈핵 시나리오’를 적극 제안하고 있다. 먼저 ‘평화로운 핵 이용이 가능한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고, 원자력이 과연 안전할 수 있고 경제적인 에너지인지 따져본다. 그리고 원자력 일변도인 한국의 에너지 정책을 비판하며, 독일은 어떻게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추진해나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이 책은 2030년 탈핵 원년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그 과정과 결과를 이끌어가기 위한 방법으로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녹색경제 전환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노동자와 지역사회 이익과 노동기간 손실 없이 고용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 원칙을 제시한다. 또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 거버넌스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올 여름, 원자력에 관한 책과 함께!
 
우리는 원자력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까? ‘핵’을 핵이라 부르지 못하게 하고 ‘원자력’이라 칭하고, 원자력에 대한 정보와 결정권은 일부 핵 보유국가와 정부관계자, 그리고 전문가들이 독점하고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서점을 둘러봐도 원자력에 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앞에 소개한 책들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원자력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시민들의 노력은 필수적이다.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원자력에 관한 책 한 권을 사서 읽어보자. 그러면 우리가 사용하는 전력의 3분의 1이 핵발전에서 온다는 것이 불편해질 것이다. 이제까지 감춘 ‘원자력의 불편한 진실’들에 분노가 치밀어올 지도 모른다. 바로 거기서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생기지 않을까. 여기 소개된 책들을 통해 지구를 지키는 것은 독수리오형제의 일이 아니라,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몫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해본다. (권승문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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