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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연에너지!
‘핵발전=필요악’ 사고의 틀 벗고 에너지 정책 전환할 때 
 
[후쿠시마 핵사고 후 세 달이 지나고 있지만, 한국정부와 일부언론은 핵재난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오히려 왜곡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핵산업 수출정책이 국민들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녹색연합과 일다는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와 한국 핵발전소를 제대로 알리자는 기획 하에 지면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잘 가라, 한국원자력문화재단 - 만들자, 자연에너지재단” 캠페인은 ‘청정에너지’, ‘위험하지만 필요악’이라는 핵에너지의 거짓된 신화에서 벗어나 재생 가능한 자연에너지로 전환해 갈 것을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촉구해나갈 것입니다. 이 캠페인에는 동일본지진피해여성지원네트워크도 함께 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21일, 한중일 정상이 후쿠시마를 방문해 현지 토마토와 오이를 시식하는 장면이 언론을 장식했다. 이 보도에 대다수 국민들은 황당해했다. 우리도 후쿠시마산 식품을 먹자는 말인가? 방사선 오염으로 농산물 수출길이 막힌 일본에서 사전협의 없이 제안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일본이 독일 메르켈 총리를 초청해서도 똑같은 퍼포먼스를 할 수 있었을까?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일본은 한국과 중국 정부가 핵발전 선호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고 싶어 하는 속내를 읽었는지도 모른다.
 
日정부 핵발전소 추가건설 계획 재검토, 한국정부는?
 
일본 정부는 핵발전소를 지어 핵전기를 사용케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반경 20km내에 살던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켰다. 지금도 600여명의 노동자들은 엄청난 방사성 농도 속에서 사고 수습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국민들은 매주 반핵시위를 열고 있고, 6월 11일에는 핵에너지 반대에 전세계인이 나서자는 100만 명 규모의 ‘탈핵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고 초기 무능력의 극치를 보이던 간 나오토 총리도 2030년까지 핵발전소 14기 추가건설 계획을 재검토 한다고 선언했다. 이제 더 이상 핵발전소가 일본에서 들어서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일본은 변신 중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핵발전소 위험과 실상을 알리기는커녕 부정적인 여론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3월17일, 경찰은 “일본 원전의 방사성물질이 오후 4시에 상륙한다”는 문자를 메신저로 알렸다는 이유로 변모씨를 검거해 조사했다. 유언비어 유포로 국민들을 공포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기상청이 “방사성물질은 한국으로 올 수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3월29일 국내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 결국 다급해진 경찰은 변씨에게 주가조작 조사까지 했으나 관련성을 입증 못하면서 5월 24일, 무혐의 처분했다. 생각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피해자가 입었을 심리적 고통과 경찰의 무리한 수사방식에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후에도 정부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되고, 방사능비가 내리고, 심지어 국내 시금치와 상추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었는데도 앵무새처럼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런데 참 재밌는 것이 지금 정부의 모습이 25년 전 체르노빌 사고가 났을 때와 똑같다는 점이다.

 ▲ <서울신문> 체르노빌 관련 보도 기사 1986년 4월 30일자    
 
1986년 4월 30일자 <서울신문>은 1면에 우크라이나의 한 제보자 인터뷰를 인용 ‘2000명 이상이 후송 중 숨졌다’는 기사를 실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나란히 보도한 일본과 한국 소식이다. 일본 기상청은 ‘일본 낙진 비상’이라는 제목으로 방사능 낙진이 2일 후면 일본 열도에 도착(실제로는 일본까지 8일 걸렸다)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바로 옆에 한국의 기상대 기사가 실렸다. “사고발생지점의 위치나 기류의 흐름으로 보아 우리나라에는 방사능 낙진의 가능성이 극히 희박할 것으로 분석했다”라는 것이다. 아니, 체르노빌에서 날아온 낙진이 한국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가 일본 땅에 떨어진다는 말인가? 체르노빌 당시 일본에서는 도도부현 47개 중 37개 지역이 방사능 낙진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1986년 한국은 서슬 퍼런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이다. 당시 전 세계가 핵재난 공포에 떨면서 건설계획을 철회할 때, 한국은 오히려 미국 GE사와 영광 핵발전소 3,4호기 발주 계약을 체결했다. 역사의 되풀이됨은 놀랍기만 한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후 독일이 7기의 핵발전소 가동을 중지시킬 때 이명박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 핵발전소수출 기공식에 참여했다. 한국정부는 25년 전 체르노빌핵사고와, 이번 후쿠시마 핵참사에서조차 아무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
 
120억 세금 들여 ‘핵에너지=행복에너지’ 선전하는 원자력문화재단
 
일본 원전 사고 이후 대통령은 “우리 원자력발전소가 우수하고 안전하다”, 지식경제부 장관은 “원전 확대, 수정할 계획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가 핵에너지 정책을 전환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정부 관료와 핵산업계, 그리고 국민들도 핵발전 없는 세상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고의 프레임에 갇혀있다. "핵발전소 반대=핵발전 중지=정전=원시시대"로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핵발전은 위험하지만 ‘필요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환경단체를 원시시대나 꿈꾸는 집단으로 매도한다.
 
이 무서운 생각의 프레임을 만드는 곳이 있다. 바로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다. 정부는 1992년 핵에너지 홍보와 국민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설립하여, 예산은 국민들이 낸 전기요금에서 매년 120억을 지원한다. 그러고 보면 전기를 쓰는 모든 국민이 원자력문화재단 후원자인 셈이다. 지금도 원자력문화재단 홈페이지에는 원자력을 '행복에너지'로 선전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보고도 원자력을 행복에너지라 말할 수 있을까? 
▲ 어떤 시설보다 안전한 원자력발전소 <경제지리, 71>(교학사 펴냄)    
 
위 그림은 환경운동연합 게시판에 올라온 자료이다. ‘어떤 시설보다 안전한 원자력 발전소’라고 되어 있고, 원전을 반대하던 사람이 지진이 나자 안전한 원전으로 대피한다는 설정이다. “원자력 발전소 만세다! 만세!”라는 글귀가 눈에 거슬린다. 자료를 올린 이는 교과서가 원전을 예찬하는 정부 홍보지냐고 비판했다. 이것도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작품이다. 재단은 1996년부터 ‘각 급 학교 원자력 관련 수정 반영을 위한 교과과정 개편추진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교과서에 표현된 원자력 관련 내용 수정을 교육과학기술부에 꾸준히 요청했다.
 
<시사IN> 취재에 따르면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지금까지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반대 시위 사진 크기를 줄여달라고 요청(중학교 <환경> 금성출판사 펴냄, 149쪽)하고, ‘고장의 자랑거리’ 사례로 지역 축제 대신 핵발전소 전경 사진을 넣어달라고 요구(초등학교 3-1 <사회> 교과부 펴냄, 75쪽)하기도 했다.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밀하고도 집요하게 핵에 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2007년부터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교과서 자료개발에 관한 연구용역을 수행해온 박성혁 교수(서울대·사회교육과)는 오는 7월 다시 연구결과를 내놓는다고 한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교과서 내용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결과물이다. 그러나 재단 설립취지로 볼 때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스스로 교과서 내용을 바꾸지 않을 테니 이젠 현명한 시민들이 나서야 할 차례이다.
 
녹색연합과 일다는  “잘 가라, 한국원자력문화재단 - 만들자, 자연에너지재단” 이라는 공동기획을 통해 핵발전 홍보만이 목적인 원자력문화재단을 자연에너지재단으로 전환시키는 운동을 시작한다. 일본에서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사업가 손정의 씨가 ‘핵발전은 어쩔 수 없는 것인 줄 알았다’며, 과거 자신의 무지를 반성하면서, 100억 엔(약 1300억)을 출연해 ‘자연에너지재단’을 설립한다고 한다. 재생가능 에너지 관련 과학자 100명을 일본에 초대해 나온 결과와 기술을 집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핵에너지에서 태양에너지로’ 전환시킬 ‘자연에너지재단’이다.
 
앞으로 연속 기사로, 핵발전소 사고와 건강, 방사능과 식품오염, 핵발전소 바로 알기 같은 핵발전 관련정보를 쉽고 상세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독자들이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분야 글도 실을 예정이고, 독자 기고와 제보도 환영한다. 일본의 여성언론 ‘페민’과 동일본지진피해여성지원네트워크를 통해 월1회 이상 동일본 지역 소식도 담을 예정이다. 많이 읽고 지지해 주시고, 더불어 “내가 낸 전기요금으로 원자력 광고? 난 반대합니다!”라는  <다음 아고라 청원>에도 참여 부탁드린다. (이유진/ 녹색연합 녹색에너지 디자인팀장)

[용어 바로 알기] “핵을 핵이라 부르지 못하고”

 
글을 쓸 때마다 핵발전소라고 해야 하는데 라고 마음먹으면서도 원자력발전소라고 쓰게 된다. 사실 정확한 표현은 ‘핵’이고, 한번은 환경운동가들이 모여서 ‘핵발전소’로 용어를 통일하자는 회의를 하기도 했다. 실제 원자가 아니라 핵에서 나오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는 핵에너지가 정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과 원자력이 같이 쓰이게 된 이유는 정부가 ‘핵무기’를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어감을 없애기 위해 ‘원자력’을 공식용어로 사용하면서 부터이다. 아예, 한 술 더 떠 원자력을 녹색 에너지, 청정에너지로 부르고 있다. 앞으로 이 공간에서는 핵발전소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명칭이나 인용의 경우 원자력이라는 표현을 같이 쓰기로 한다. 핵을 핵이라 부르자!
 
원자력 광고에 반대하는 다음 아고라 청원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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