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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새지평

인권운동의 ‘공간’을 마련하자

그 여자들의 물결 일다 2011. 4. 4. 08:54
[일다] 조이여울의 記錄(10) <인권센터> 건립 위한 주춧돌을 함께 놓으며 

인권의식이란, 사회구조에 안주하지 않는 것
 
유엔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이었던 장 지글러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에서 ‘식량의 분배’ 문제를 다룬 바 있다.
 
인류는 이미 120억 인구를 먹일 식량을 생산할 능력이 있음에도, 지구상엔 굶주리는 사람들이 무려 10억에 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식량이 차고 넘쳐 버리는 사람들과, 굶주림에 방치된 채 죽어가는 아이들이 공존하는 지구촌. 이것이 인류가 고안해 낸 정치, 경제시스템이다. 사람의 생명보다도, 기득권층의 권력 유지와 거대식량자본의 이윤 획득이 더 중요한 사회인 것이다.
 
여기서 만약 한쪽에서 버려지는 식량으로 다른 쪽에서 굶주리는 사람들을 일단 먹이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바로 ‘인권의식’이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 바로 이 생각이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으니까 어쩔 수 없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원래 기업의 속성 아닌가’ 하며 현재의 불평등한 사회시스템을 정당화하거나 관망하려는 욕구를 앞설 때, 비로소 인류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
 
인권운동을 지원하는 재단 ‘사람’
 

▲ 인권센터 건립을 위한 주춧돌 쌓기
http://hrfund.or.kr
 
최근 ‘인권재단 사람’에서 인권운동의 장이 될 <인권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주춧돌을 쌓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인권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불공평한 사회구조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인권운동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도.
 
‘인권재단 사람’(이하 ‘사람’)은 국가와 대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고 민간자금을 조달하여 만든 재단으로, 인권단체와 활동가들 그리고 인권활동을 지원해왔다.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은 재단을 꾸려가기엔 상당히 적은 액수지만, 정부와 기업의 간섭과 검열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을 선택한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사람’은 먼저 재정발전소를 통해, 열악한 재정규모를 가진 인권단체들이 후원회원을 보다 쉽게 모을 수 있도록 CMS(자동이체) 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후원인 모집을 위해 별도의 인력이나 예산을 배치할 수 없는 작은 규모의 인권단체들에게 있어서, 이보다 더 절실한 요구는 없었을 것이다.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단체들은 국가폭력을 고발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모임, 빈곤 문제에 대응하는 단체, 평화운동단체, 청소년, 시설장애인, 동성애자, 외국인노동자, 노숙인 등 소외된 이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모임 등 52개 조직들이다.
 
대안매체를 만들고 여성주의 저널리즘을 실천해온 <일다>의 활동 역시, ‘인권재단 사람’ 의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계속될 수 있었을지 미지수다.
 
‘공간’의 분배
 
지금, 인권재단 사람은 재정발전소에 이어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에게 사무실, 상담실, 교육장, 회의실, 공연장 등을 제공하기 위한 <인권센터>를 100평 규모로 장기 임대하기 위해, 올해 10억을 모금한다는 계획이다.
 
인권단체들은 아직 안정적인 사무 공간을 마련하지 못한 곳들이 많다. 있다 해도 활동가 몇 명이 모이면 꽉 차는 집무실 규모이다. 회원들과 만날 공간이나 토론회, 공개모임을 열 마땅한 장소가 없어 활동에 큰 제약이 따른다.
 
<일다>에서도 독자들과 만남을 가지려면 장소가 늘 문제가 되었다. 상시적인 교육장이나 회의실이 있었더라면 곧바로 준비단계로 옮겨갔을 행사들이, 논의되다 기획단계에서 그치고 만 적도 많다.
 
그러니 시청 군청 등의 관공서와 각종 지방자치단체 관할 건물들에 비워둔 채 있는 공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무슨무슨 회’ 이름의 옛날 활동했던 조직들이 지금은 간판만 붙이고 굳게 문이 잠긴 채 장소만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행정시스템의 완고함에 고개를 내젓게 된다.
 
이처럼 공간이 아쉬웠던 지라, ‘사람’의 <인권센터> 만들기 모금운동 소식을 접했을 때 그것이 인권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일 되어줄 수 있는 프로젝트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나아가 인권재단 사람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동성애자가 위협을 느끼지 않고 모일 수 있는 공간,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는 공간, 국가폭력으로부터 안전을 보장해줄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센터>의 운영 원칙과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사람과 사람의 뜻이 모이는 과정이 곧 열쇠를 만드는 길이 될 거라고 믿는다. <인권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주춧돌’을 함께 놓으며, 더불어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주제와 형태로 인권운동을 하는 모임들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조이여울) * 일다 즐겨찾기 www.ildaro.com 
 
♦ 열려라! 인권센터 (주춧돌 참여하기) http://hrfun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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