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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다]  박은지의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이야기’(9) 건강하게 나이 들기② 
 
※<박은지의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이야기’>는 여성들이 많이 경험하고 있는 질병 및 증상에 대한 이해와, 이를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체활동의 효과에 대해 살펴볼 것입니다. 필자 박은지님은 체육교육과 졸업 후 퍼스널 트레이너와 운동처방사로 일을 한 후, 지금은 연세대학교 체육연구소에서 신체활동이 우리 몸에 미치는 생리학적인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완경’ 이후 오히려 젊어지는 몸
 

‘완경’은 여성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현상이다. 그것은 남성이 경험할 수 없는 과정이기에, 남성중심적인 역사 속에서 이를 경험한 여성들의 목소리와 지혜는 소외되고 묻혀졌다. 반면 ‘엘리트 남성들’이 의료적 관점에서 ‘완경’을 치료의 대상으로 인식하여 기록하고 연구해온 역사는 깊다.
 
예를 들어 ‘에스트로겐 감소는 이래저래 심각한 증상들을 가져오니, 이를 치료 또는 완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의 내용의 문헌이나 자료는 너무 많다. 

▲ 꽃, 나무 등의 자연이미지를 추상화하여 여성의 성기와 몸, 열정, 자유 등을 표현한 화가 조지아 오키프의 “Music- Pink and Blue II” (1919)
 
완경을 질병이나 ‘정상에서 벗어난 이상 상태’라고 규정하고, 더 이상 월경을 하지 않는 여자는 ‘여성성이 결여된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지배적인 사회에서, 여성들은 완경을 부정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완경 시에 나타나는 에스트로겐 결핍증은 질병이 아니라, 정상적이고 자연적인 생물학적 변화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완경기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인생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완경 전후 기간은 45~65세 정도다. 전체 여성의 10%는 40세에서 월경이 끝나고, 5%는 60세까지 끝나지 않는다. 여성들은 어느 나이이건 완경이 오면 건강이나 체력이 그전에 비해 더 안 좋아질 거라는 막연한 불안감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러한 믿음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009년 과학저널인 <Metabolism>에 흥미로운 내용이 실렸다.
 
UC버클리의 조지 브룩스 교수팀이 완경기가 지난 여성을 대상으로 완경 전후의 운동 중 산소 소비량, 심박수, 혈당량, 지방 연소 속도 등을 측정한 결과이다. 운동을 할 때 몸이 산소를 소비하는 능력은 오히려 완경 후에 평균 16%가 늘어났고, 심박 수도 분당 4번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그들은 완경 후 여성의 신진대사 능력이 16년 정도 젊은 여성과 비슷해진다고 발표했다.
 
개인차 커, 자신의 신체 기능에 맞춘 운동 필요
 
완경 전후부터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보다 신체 기능의 차이가 확대되어, 같은 연령에서도 20대부터 70대까지의 체력 분포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각 개인이 자신의 체력에 맞는 신체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운동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면, 가까운 병원이나 보건소의 운동처방사에게 찾아가 체력 검사를 받아보자. 그리고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여유 시간, 경제적 여건, 체력 및 신체조건, 운동 목적, 선호도 등을 고려하여 어떤 운동을 할지 선택하자. 특히 완경 전후 시기에는 뼈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기를 권한다.
 
골세포는 주위 환경을 예민하게 감지하여 반응한다. 쉬운 예로, 테니스 선수의 양팔의 크기가 다른 것을 들 수 있다. 기계적인 부하는 뼈의 반응을 유발하여 국소적인 골 형성을 촉진시킨다.
 
운동은 뼈에 직접적으로도 부하를 주고, 근육의 작용에 의해서도 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근육운동은 골밀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 들어올리고, 밀고, 끌어당기고, 굽히고, 펴는 동작이 포함되는 운동은 뼈를 튼튼하게 해줄 수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기는 힘들다. 모든 운동은 꾸준히 지속했을 때 비로소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참 안타까울 때가, 신입회원이 처음엔 의욕에 넘쳐 1,2주 혹은 한두 달은 열심히 하다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운동을 그만둘 때다. 운동에 의한 변화는 근육에는 수주 만에 나타나고, 뼈에는 최소 6개월이 지나야 나타난다.
 
즐겁게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본인만의 운동법을 찾아서 꾸준히 하는 것이 최고로 좋다. 처음 운동을 선택할 때 여러 가지 운동을 골라놓으면 이것저것 번갈아 할 수 있어 덜 지루하다. 또한 유연성과 근력, 지구력 향상의 효과를 골고루 얻을 수 있어서 좋다. (박은지)  *일다 즐겨찾기 www.ildaro.com

※ '신체활동과 여성건강' 기획연재 기사와 관련하여 독자들이 더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을 접수합니다. 박은지님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는 분들은 일다 대표메일(ilda@ildaro.com)로 보내주세요. 연재를 마무리할 즈음 Q & A를 실을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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