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든 존재한다[머리 짧은 여자] 미투(MeToo) 위드유(WithYou) “어? 이거 성희롱이야? 자꾸 이러면 나도 미투 할거야!” 누군가 농담 투로 말을 훅 던지고, 사람들이 웃는다. 미투(#MeToo) 운동을 농담 소재로 써먹을 수 있는 건, 내 일이 아니라고 여길 수 있는 어떤 여유 덕분이다. TV에 나오는 저놈들은 아주 빌어먹을 놈들이지만, 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기에 웃을 수 있다. 학교에서 언어 성희롱을 하던 남교사, 직장 회식자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손깍지를 끼던 유부남 선배, 체육관에서 엉덩이를 발로 밟는 안마를 시키는 관장님. 그들도 아마 TV를 보며 성추행 가해자들을 욕하고 있을 것이다. 미투 운동을 농담 소재로 삼아 웃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평범한 가해자는 어디에나 있고, ..
페미니즘이 내게 준 선물, 함께 배우고 나누기 남산공부모임②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어떤 모임이 생기를 가지고 지속되는 기간은 한 삼 년이라고 한다. 남산공부모임은 비교적 오랜 시간 자기생명을 가지고 갔지만, 모든 것에 생로병사가 있듯 때가 되어 쇠퇴기를 맞아 끝이 났다. 하지만 오 년의 시간 동안 쌓아온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은 그 후의 삶으로 이어졌다. 일 년에 한 번 ‘겨울 축제’라는 형식으로 모여 서로 살아온 것을 나눈다. 음식을 나누고, 글을 나누고, 마음을 나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기를 꿈꾼다. “밥 먹으러 와~” 하면 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