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어 줘서 고맙다’ 14. 공주라 불리던 아이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www.ildaro.com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아이. 죽어야 했던 아이. 질긴 생명력을 가진 아이. 어릴 적 나는 스스로에 대해 줄곧 태어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믿으며 성장했다. 어른들은 나를 보며 항상 신기해하셨다.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간의 강한 생명력을 느끼시는 듯 놀랍다고들 말하셨다. 맏며느리로서 아들을 낳아야 했던 엄마는 언니 둘을 낳고 내 바로 위로 오빠를 낳았다. 아들을 낳아서 이제 자식을 그만 낳고 싶으셨지만, 아들 하나 더 낳으라는 할머니의 강요에 못 이겨 나를 임신하셨다. 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신한 몸으로도 아버지로부터의 구타와 농사일을 감당해야 ..
친족성폭력, 지금도 누군가는 겪어내는 일 7. 차라리 악몽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12살, ‘아빠’라는 사람의 생일이던 4월이었다. 20여 년의 세월 동안 가부장은 엄마의 생일도, 자식들의 생일도 단 한 차례 축하해준 적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당신의 생일에는 잔치가 치러져야 했다. 그 생일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날이면 어김없이 폭력이 발생하곤 했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친척들이 집으로 왔고, 우리 형제들은 의무적으로 생일축하 노래를 불렀다. 밤늦게까지 술자리가 끝나지 않았다. 난 사촌동생들과 함께, 우리 집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할머니 집으로 가서 잠을 자야 했다. 밤이 늦었고 잠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