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관계의 굴레에서 드디어 독립하다 고함소리, 밖으로 나와 구경하는 동네 사람들, 성인이 된 자녀들을 이젠 힘으로 제압시킬 수 없는 아버지는 분노를 집안의 옷을 다 꺼내 칼로 찢는 행동으로 대신 풀었다. 내 신고로 온 경찰은 큰 따님이 아버님을 잘 달래서 말리라는 얘기만 남기고 가버렸다. 내가 집을 나온 날 상황이다. 그 이후 다시 들어가지 못하고 강제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서 나에게 독립이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매 맞던 초등학생 아이 내 부모는 아이를 양육하기에는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결혼에 이은 출산, 양육 외에 다른 삶의 방식이 흔치 않던 그 시대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내 부모도 결혼을 했고 자동으로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많은 부모들이 모르고 있는 ..
▲ 다시 ‘레즈비언’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이야기하다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다시 에 내 이야기이자 10대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기고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008년은 내게 너무나 힘겹고 괴로웠던 시간이었고, 동시에 ‘레즈비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걸 깨닫게 해주었던 한 해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2학년이 될 무렵, 나는 한 여자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는 레즈비언이 아니었다. 지극히 여성스럽고, 좋아하는 이상형의 남자가 뚜렷한 이성애자였다. 나는 이런 사실을 모르는 척 뒤로하고, 나를 만나면서 조금씩 자신의 성 정체성을 혼란스러워하는 그 애와 1년여의 짧지도 길지도 않은 연애를 했다. 이 친구를 만나면서 나 스스로에게 믿음을 가졌다. 그 애가 레즈비언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