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가꾸며 살아내는 노년 기억과 나이 듦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회장의 옛날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루이는 죽음을 향해가는 사람을 간호하고 있는 듯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맛본다. 그에게는 이미 옛날이야기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것이다.” -다이라 아즈코 (문학동네, 2004) 비단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옛날이야기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듯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입에서는 같은 이야기가 만날 때마다 반복해서 흘러나온다. ‘늙어가며 세상과 미래를 잃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죽음에..
옛 시간을 되살려내는 ‘언어’ 나탈리 사로트 “어린 시절”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안미선이 삶에 영감을 준 책에 관해 풀어내는 연재. 한국여성민우회 블로그 ‘민우트러블’에도 공동 게재됩니다. ▣ 일다 www.ildaro.com 지나온 여러 시간들이 일제히 일깨워질 때 매미는 다섯 시가 지나면 운다. 비가 내리는 새벽에도 운다. ‘맴맴맴매애앰……’ 문득 시작해서 익숙하게 대기 중에 자리를 잡는다. 그 소리는 허공에 전류를 일으켜 사물을 감전시키는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그만그만한 사물에 덧입혀지는 그 음색은, 모든 것이 그대로라거나 모든 것이 그대로일 수 없다는 상반된 뉘앙스로 다가온다. 매미 소리가 없다면 여름 풍경은 묵묵하겠지만 돌연하고 끈질긴 매미 소리로, 사물들은 존재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