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묘와 함께, 집을 이고 메고 다니는 중 비혼여성과 반려동물의 동거 “안녕하세요. 저는 집을 이고, 메고 다니는 황주희입니다. 여행을 좋아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정착이 싫은 건 아니에요. 캄보디아에서 4년 정도 살았고, 그 외에도 유럽, 인도, 베트남에서도 살았어요. 지금은 제주에 있고요.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하하”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소개를 마친다. 참 잘 꾸며진 소개다. 소개가 끝나면 대부분 사람들은 정말 멋진 삶을 산다고, 책을 한 권 써보라고, 부럽다고들 한다. 갖가지 좋은 수식어가 내게 붙는다. 그 말을 들은 아주 인간적인 나는 속으로 매우 우쭐해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된 듯 신나서 수다를 떤다. 일러스트: studio 장춘 하지만 정작 내가 집을 이고, 메고 다니게 된..
어느 탈가정 청소년의 “내가 살고 싶은 집”② 10대 초반이나 그 이전에 ‘나는 나중에 커서 어떤 집에서 살까?’를 생각하면 막연히 흰색의 커다란 단독주택과 잔디 깔린 정원, 그리고 강아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집을 나온 이후 내가 꿈꿨던 집은 단지 ‘답답하지 않은 집’이었다. 나의 사생활이 보장되며, 누구에게도 허락받을 필요 없이 내가 원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곳 말이다. 원하는 시간에 드나들 수 있고, 원하는 옷을 입고, 원하는 시간에 잠들고 깨어나는 것. 지금의 내가 생각했을 때 너무나 사소한 일상이지만 청소년인 나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나는 그 자유를 찾아 집을 나왔다. 집을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파란색 잠바. 그때의 추웠던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