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그림찾기(9) - 영화 '여행자' ▲ 영화 '여행자'의 포스터 이미지 핑계 같지만 예전엔 영화와 책을 보는 것이 일상에 해당했었는데, 지금은 그것들에 몰입하는 일이 사치스럽게 여겨질 만큼 여유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나 책을 고를 때 꽤나 망설이게 된다. 투자 대비 확실한 무언가를 얻겠다는 심사라고나 할까.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감동이 적을 것 같아 피하고 그렇지 않은 작품은 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 꺼리게 된다. 감동을 추구하자니 지나치게 진지한 일상에서 벗어나보겠다는 취지와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진퇴양난이다. 그런데 올 여름 내내 계속됐던 지리한 장마에서 벗어난 뒤 용케도 만난 영화 '여행자'는 딱 내가 찾던 바로 그 영화였다. '여행자'(프랑스어 원제로 ‘아..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제도를 생각하다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가 가진 의미를, 당사자의 경험을 통해 섬세하게 고찰한 글을 소개합니다. 격월간지 2011년 9·10월호에 실린 글로, 박김영희님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입니다. -편집자 주] 다음 생에도 이 몸을 만날까 “다른 것 다 잊어도 좋습니다. 이것만은 꼭 기억해 주세요. 약속 시간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밤새도록 화장실 가고 싶었던 이용자가 당신이 올 때까지 시계만 보며 1분 1초 시간을 세우며 참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활동보조인 교육시간에 강조하는 말이다. 다양한 연령과 삶의 경험과 차이들이 존재하는 활동보조인들이 교육장에 앉아서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활동보조인으로 일하면서 과연 나의 이 말을 얼마나 기억할 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