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을 방관하는 유령들이 가득한 지하철 장애여성이 겪은 지하철잔혹사 장애여성의 지하철 탑승 경험에 대해 쓴 박김영희 님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입니다. 와 제휴 관계인 (beminor.com)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몇 년 전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마이클 아론손이라는 미국 청년이 한국의 지하철을 홍보하는 “서울 지하철 노래”를 제작해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그 장면이 저녁 지상파 TV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며, 나는 씁쓸했다. 세계적인 지하철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만만세! 라고 하기에는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탈 때 ‘바늘이 필요해’ 아침에 출근하러 나서던 사촌 여동생이 “바늘을 큰 것 들고 다녀야겠어. 몸을 밀고 들어오는 남자들 다 찔..
“너, 아이는 낳을 수 있겠니?” 장애여성의 재생산 권리를 말하다 몇 년 전, 사귀고 있던 사람이 불쑥 물었다. “너, 애는 낳을 수 있겠냐? 네 몸으로 애를 낳으려면 뭔가 특수한 방법을 이용해야 하는 거 아냐?” 황당한 표정으로 멀뚱히 바라보니, 그 사람은 자못 진지한 얼굴로 자신은 장남이라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하기 때문에, 애를 낳을 수 없는 여자와는 결혼할 수 없으니 미리 물어보는 거라고 했다. 당시 그 사람과는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거니와 결혼은 꿈에도 생각을 안 하고 있던 시기라, 내 입장에서는 정말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나는 그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결국 그와의 만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아이를 (정상적으로) 낳을 수 있냐’ 라는 것을 진지하게 연애의 전제 조건으로 보는 그 사람의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