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제도를 생각하다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가 가진 의미를, 당사자의 경험을 통해 섬세하게 고찰한 글을 소개합니다. 격월간지 2011년 9·10월호에 실린 글로, 박김영희님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입니다. -편집자 주] 다음 생에도 이 몸을 만날까 “다른 것 다 잊어도 좋습니다. 이것만은 꼭 기억해 주세요. 약속 시간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밤새도록 화장실 가고 싶었던 이용자가 당신이 올 때까지 시계만 보며 1분 1초 시간을 세우며 참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활동보조인 교육시간에 강조하는 말이다. 다양한 연령과 삶의 경험과 차이들이 존재하는 활동보조인들이 교육장에 앉아서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활동보조인으로 일하면서 과연 나의 이 말을 얼마나 기억할 런지..
고통 속에서 삶의 지혜를 찾는다는 것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7) : 이건범의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는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색다른 장애인을 만나다 작년 어느 날, 한 친구를 음식점으로 유인해냈다. 몇 명과 작당하여 미리 준비해둔 케이크에 초를 켰다. 조금 어색해하며 불을 끈 그녀에게, 우리들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진정한 장애인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멘트를 사정없이(?) 날려주었다. 그 촛불을 끈 주인공은 십여 년 전 ‘그 날’ 교통사고를 겪었다. 그 날을 기준으로 하면 비장애인으로 산 세월과 장애인으로 산 세월이 같다. 이런 퍼포먼스는 초경파티나 돌싱(돌아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