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안 바뀌어도 우리는 바뀔 수 있다’영화 가 보여주는 여성연대의 힘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종종 고달프다. 한번 ‘빨간약’을 먹고 나서 진짜 세계를 보고 나면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진짜 세계가 전에 알고 있던 것보다 훨씬 괴롭고 끔찍하다는 걸 알고 난 뒤엔, 이전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군 ‘위안부’ 이슈는 빨간약을 먹고 나면 굉장히 아프게 다가오는 사실 중 하나다. 학교에서나 언론에서 접하는 내용으로 다들 대충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면 알수록 그 역사가 가진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는 걸 깨닫게 된다. ‘미투’(#MeToo)의 시초라고 불리는 故김학순 할머니의 공개 증언(나는 일본군 위안부였다)이 어떤 의미였는지 와 닿고, ‘위안부’ 할머니들이 지속적으로 요구..
“미투”의 시초였던 ‘위안부’ 할머니들은 지금…15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 열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저는 10개월 동안 차루크(Carruk)라는 곳에 갇혀 있었고 강제노동과 ‘위안부’ 생활을 했는데 그때의 일은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일본이 패전한 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고 ‘이 마을에 살면서 일본군의 찌꺼기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 다른 곳에 가서 살겠다’고 어머니한테 말씀 드리고 고향을 떠났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홀로 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누라이니 할머니(88세)는 반세기도 전에 일어난 일을 세세하게 기억하고 있다. 자헤랑 할머니(87세)와 중국에서 온 천롄춘 할머니(92세)도 끔찍했던 그 시절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들은 일본군이 자신을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