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나를 데려가는 곳으로 집에 이르기까지③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모든 탐험의 끝은 출발한 그 곳으로 돌아가는 것,그리고 비로소 처음으로그 곳을 아는 것 - 엘리어트 깃들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놀랍게도 수십 년을 산, 서울 어디에도 발붙일 땅이 없었다. 가야할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아무도 날 모르는 익명의 도시로서 서울을 좋아했지만 바로 그 이유로 해서 돌아갈 데가 없는 곳이 서울이었다. 해마다 오르는 전세 값은 서울의 변두리에서 변두리로 떠돌게 했다. 먼 거리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직장을 다녔다. 언제나 피곤하고 지쳤다. 이웃을 만들 시간..
내 안의 패트로누스와 디멘터 독일에서 심리치료하기⑤ ※ 독일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하리타님이 심리치료 과정을 거치며 탐색한 섹슈얼리티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짊어지고 국경을 넘어 문화적, 사회적, 제도적 차이 속에서 삶의 변화와 사회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천해가는 여정이 전개됩니다. –편집자 주 기억을 재처리하는 EMDR요법을 시작하다 매주 이어지는 면담이 별 진전 없이 더딘 것 같아 점점 답답해지던 어느 날, 나의 치료사는 EMDR이라는 요법을 시작해 보자며 인쇄물 한 뭉치를 건네주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독일에서 트라우마 치료에 주로 쓰이는 치료법인데, 다른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빠르고 과정에 융통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몸과 마음을 연결해서 다루기 때문에 본인이 선호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