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춘신의 생활문학’ (7) 는 개인의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여성의 삶’을 반추해보는 생활문학 칼럼을 개설했습니다. 필자 윤춘신님은 50여 년간의 생애를 돌아보며 한부모로 살아온 삶 이야기, 어머니와 할머니와 외숙모 이야기, 일터 이야기, 그리고 딸과 함께 거창으로 귀농한 현재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편집자 주 아담이 떠난 자리 그곳에 엄마가 있었습니다. 팔자 센 엄마가 아담의 명줄을 단축한다고 그랬답니다. 동서남북 가릴 것 없이 떠돌던 아담의 병환이 깊어지자 엄마의 생년월일인 숫자가 문제되었습니다. 자신의 명줄을 보존하기위해 팔자 좋은 여자의 지아비가 된 아담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칠순을 넘긴 엄마가 자식에게서 아담의 흔적을 찾습니다. 그림자 아담이 엄마 입을 통해 불쑥불쑥 나타납니다. 엄마의 ..
*풍경보다는 사람을, 사진 찍기보다는 이야기하기를, 많이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물기를 선택한 어느 엄마와 세 딸의 아시아 여행기입니다. 11개월 간 이어진 여행, 그 길목 길목에서 만났던 평범하고도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필리핀 민다나오 까미귄 섬① 싼 비행기를 골라 타느라 매번 한밤중 아니면 꼭두새벽에 공항 출입이다. 필리핀 세부(Cebu) 공항에 도착한 것도 역시나 새벽 두 시. 공항 안에서 어정대다가 날 밝거든 길을 나서야지 했는데, 짐 찾아 몇 걸음 나오다 보니 나도 모르게 공항 바깥 길이다. 미적거릴 틈을 안 주는 참 인색한 공항이다. 일주일에 오직 하루 금요일 밤에만 출발하는 까미귄 행 배표를 가까스로 구해놓고 비자를 연장하러 이민국으로 뛰어갔다. 섬에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