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14) 두 명의 자화상과 한 마리의 타화상 [“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 연재는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냅니다.] 날 수 없는 앵무새 ▲ 애니메이션 중 지난 여름, 부모님 손 잡고 온 아이들 틈에 끼어 영화관에서 애니메이션 "리오"를 봤다. 주인공 "블루"는 야생에선 멸종된 스픽스 마카우(앵무새)의 마지막 혈통이다. 신비한 푸른 깃털에 다정하고 온순한 성격, 게다가 희귀성까지! (불행히도) 애완조로서 더할 나위 없었던 스픽스 마카우에 유럽 사람들은 열광했다. 유일하게 브라질에서만 서식하던 이 새를, 밀렵꾼들은 무자비하게 포획해 유럽에 팔아 넘겼다. 브라질 사람들에게 스픽스 마카우는 하루..
레인보우 도, 국경을 넘다(6) 이 시대 ‘진짜 주술사’들의 임무는 무엇인가 [구한말 멕시코로 이주한 한인 4세이자, 미국 이주자인 레인보우 도(Rainbow Doe)가 말하는 ‘이주와 여성 그리고 국경’에 관한 이야기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분단된 한국사회에서 ‘국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시야를 넓혀줄 계기가 될 것입니다.] 멕시코 고유의 전통을 좀먹는 ‘가짜 주술사’ 최근에 남부 멕시코와 과테말라로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나는 내가 한 말을 지키는 것, 그리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되새기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몇몇 혼혈인 주술사들의 행동을 지켜본 데서 비롯되었다. 멕시코에서는 원주민과 유럽인의 피가 섞였다는 뜻으로 여러 혈통이 섞인 사람을 ‘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