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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대책없는 정부 상대로 ‘국민소송’ 벌인다
[탈핵과 녹색당] 신규 원전 반대 1인시위 중인 하승수 변호사
“방사능 생선은 누가 다 먹었나?”
국내 아스팔트에서 맹독성 방사능 물질 세슘 137이 검출되어도, 일본산 냉장대구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식수 기준치의 9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되어도, 무대책 일관하는 정부에 대해 책임을 묻는 국민소송이 이뤄질 전망이다.
▲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는 11월 10일 광화문 이순신 장군상 앞에서 방사능의 위험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이보아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는 12월 1일 “정부의 방사능 무대책에 대한 국민소송” 원고인단을 모집해 헌법 소원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훈 변호사 등이 무료 변론을 맡기로 했다. 일주일이 지난 현재 360명의 시민들이 원고인단으로 참여 신청한 상태.
이번 집단소송은 ‘핵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자’는 것을 모토로 제시하고 있는 녹색당 창당준비위원회 활동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녹색당 하승수 변호사는 후쿠시마 1주년 D-100을 맞아 매일 정오 광화문에서 “핵발전소 더 짓지 말라”며 신규 원전 설립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정부는 불거진 방사능 문제에 대해 기준치 이하라 안전하다고 하면서, 한편으로 신규 원자력발전소 부지 선정을 앞두고 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급한 과제는 “더 이상 핵발전소가 늘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하승수 변호사를 만나, 국민소송의 내용과 원전 문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정부의 방사능 무대책에 대한 국민소송은 어떤 내용으로 헌법소원하는 건가?
▲녹색당 창당 준비중인 하승수 변호사 ©이보아
“정부의 부작위 위헌 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 부작위(의무방기)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헌법에 국가의 가장 기본적 책무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방사능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안전하다는 말만 하고 대책이 없다. 법규정도 굉장히 허술하다.
아스팔트에서 세슘이 검출된 것이 월계동 외에 경주와 포항에도 그런 도로가 있고, 저준위 폐기물로 분류가 되었다. 아스팔트에서 세슘이 나왔다는 건 외국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례고,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준 치 이하라서 안전하다고 한다. 게다가 아직도 처분이 안 되고 주차장에 그대로 쌓여있다.
또, 후쿠시마 영향으로 일본 수입 수산물에 세슘이 들어가 있는데 수입 제한 조치도 하지 않고,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어디로 유통되는지 모른다. 국민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방사능 식품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그 첫 단추로서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것이다.”
-후쿠시마 1주년을 100일 앞두고, ‘신규 원전 설립’을 반대하며 매일 정오에 광화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데…
“세슘이란 물질은 자연상태에 존재하는 물질이 아니라 핵분열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근원적으로 보면 핵발전 문제와 연결이 되어 있고, 정부가 대책을 안 세우는 이유 역시 그것이 핵발전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핵발전 문제를 피해가려고, 방사능 문제를 가볍게 넘어가려는 것이다.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하지만, 정부는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더 지으려고 지금도 추진 중이다. 얼마 전 공사가 거의 끝난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2호기 운영허가를 냈다. 가동하는 핵발전소가 23개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또 지금 공사 중인 게 있고, 신규 부지를 선정하려고 하는 것까지 하면 40개 넘지 않을까 싶다. 더 이상 핵발전소가 늘어나지 않게 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급한 과제다.”
-핵발전소를 확대하지 않도록 결정하는데 있어서, 녹색당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에너지기본계획이나 전력수급계획 상으론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이니, 그걸 막는 방법은 ‘정치의 영역’에서 결정될 수밖에 없다. 국회와 대통령이 핵발전소를 안 짓겠다는 정치적 결정을 만들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녹색당 같은 정당의 역할이 필요하고, 시민들의 직접행동이 필요하다.
총선에서 핵 문제를 이슈화해야 한다. 지금 상황으로 가면 핵발전 문제는 선거 이슈도 안 되고, 유권자들이 고려해야 할 사안이 되지 않을 것이다. 녹색당의 역할은 총선에서 핵발전 문제를 쟁점화시키고 다른 정당들이 입장을 내도록 만들고, 핵발전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이 녹색당에 정당 투표를 해서 자기 의견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선에선 후보로 나서는 야권 후보가 ‘탈핵’을 정책으로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넣고 시민들 힘을 모아낼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정치권은 정당도 계속 바뀌고 통합도 하고 당장 1,2년 앞의 정치인 개인의 장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핵발전과 같은 장기적인 문제에 손대려 하지 않는다. 녹색당처럼 지속적으로 자기 가치와 정책을 유지하는 정당의 역할이 필요하다.”
-탈핵 사회로 가기 위한 법안도 준비한 것으로 아는데, 내용을 소개해달라.
▲하승수 변호사는 후쿠시마 사고 100일 앞둔 시점부터 신규 원전 설립에 반대하며, 정오에 광화문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이보아
“초안 상태이다. 기본법 형태로, 대안을 가지고 있다. 내년 총선 지나서 구성되는 국회에서 본격 논의가 되어야 할 법안이고 내용은 수정될 수 있다. 거기 나와있는 원칙은 간단하다.
첫째, 기존에 있는 핵발전소는 수명이 다한 대로 폐쇄하자. 그러면 2030년이 되면 12개가 폐쇄되고 9개만 남는다. 둘째, 지금 짓고 있는 것은 중단한다. 다 지은 것도 가동하지 않는다. 가동하는 순간 폐기물이 쌓이고, 발전소 자체가 다 폐기물이 된다. 셋째, 전기 소비를 억제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해나간다. 넷째, 핵폐기물 문제와, 이미 가동중인 핵발전소를 최대한 안전하게 운영하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아직도 핵발전소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지금까지 도시 지역에서 왜 핵발전을 그만해야 하는지 대중적인 교육이나 홍보가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그래도 후쿠시마 이후 예전보다 많은 장이 만들어졌다. 환경단체나 생협, 종교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강연이 잡히고 있다. 인터넷으로도 핵발전에 대한 강의를 무료로 접할 수 있다. 그것이 예전과는 달라진 점이다. 찾아보려고 하면 정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는 기로에 서 있다. 핵발전을 계속 확대할 것인가, 탈핵으로 갈 것인가. 지금 이야기하지 않으면 1,2년만 지나도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없게 된다. 인구도 많고 전기를 많이 쓰고 있는 수도권에서, 이 문제를 이슈화하고 운동을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 하승수 변호사가 제안하는 온라인 탈핵 액션 3
① “정부의 방사능 무대책에 대한 국민소송”은 12월 말까지 1차 원고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녹색당 창준위 홈페이지(kgreens.org/1733)를 통해 원고로 참여할 수 있다.
② 지난 9월 이화여성신학연구소와 녹색평론사 등이 공동주최한 “원자력과 민주주의” 강좌내용은 동영상 공유사이트 비메오(vimeo.com)에서 편집된 영상을 볼 수 있다.
- 김익중 동국의대 미생물학 교수 “원자력, 필요악인가?” <동영상 제작: 글쎄 & 하자작업장학교> player.testing4.vimeo.com/29701473
③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와 하승수 변호사가 진행하는 탈핵 토크쇼 <닥치고 탈핵!!>이 매주 금요일 실시간 인터넷 방송 유스트림(Ustream)을 통해 방송된다. 녹화방송도 볼 수 있다. 12월 2일 첫 회는 “방사능 아스팔트” 특집으로 진행되었고, 9일에는 “대통령과 아랍에미레이트 원전 수주에 얽힌 진실과 괴담” 편이 예고되었다.
www.ustream.tv/channel/nonukestv
조이여울 기자 / 미디어 <일다> www.ild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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