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새로운 땅에 이식되는 타자성 네가 있어 내가 있다. 처음 이 문장을 내게 가르쳐준 사람은 케디였다. 늘 팔로산토 향이 나던 머리카락, 그 길이와 키가 거의 동일했던 인도네시아 여자. 자기 어머니의 긴 기도 속에 항상 등장했던 그 문장은 어머니인양 떠올리다가 어머니인양 도리질하게 되는 의미가 되었다고 했다. 케디는 이 모든 말을 영어로 하면서 어머니만 한국어로 발음했다. 내가 물었다. “엄마가 아니라 어머니?” “둘이 뭐가 달라요?”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잠깐 멍해졌다. 한국에 온 지 고작 3개월 된 외국인 여성이 단박에 알아들을 만한 예시가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케디를 글쓰기 수업에 데려온 순심 씨가 끼어들었다. “네가 맨날 보고 싶다고 울잖아. 그 짝에 있는 사람은 엄마. 나는 어머..
③ 기후위기X여성청년 지난 9월 16일, 여성환경연대에서 주최한 제6회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가 ‘여성X기후위기’를 주제로 열렸다. 서울시 성평등기금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 행사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대안을 찾고 실천하는 5명의 여성들이 강의한 내용을 연속 기고를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일다 - https://ildaro.com/9180 ▲ 이경은 금산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팀장은 충남 금산에서 살면서, 농촌에서 새로운 가능성 찾기를 시도하고 있다. (금산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제공) “청년 여성에게 농촌은 대안적 공간이 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답해 보려 한다. 그 전에 대안적 공간이 무엇인가? 묻게 된다. 대안적 공간이 있다는 건, 원안적 공간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원안적인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