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 곳을 정한다는 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공인중개사 김영희(44)씨를 만나면서, 새삼 집을 구하고 이사한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김영희씨는 사람들이 집을 사고 팔고 이사를 들고 나고 하는 과정에서 사다리역할을 하며, 자신의 일에 대해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저는 중개업소라는 말보다 복덕방이 더 좋아요. 중개비도 그냥 복비라고 해요. 남들은 그게 비하하는 말이라고 하지만, 전 원래 이 일이 그런 것 같아요. 복덕방이란 복(福)과 덕(德)을 나누어주는 곳이란 의미거든요. 잘 살게 해주고, 복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나눠주고. 이사 들고 나고 하는 게 쉬운 일 아니잖아요. 개인의 인생에서 보면 대사(大事)죠.” 이주가 잦은 도시생활을 하며 지금까지 ..
▲ 공공미술작가 방영경씨를 만나다 ‘세상이 얼마나…아름다운지…즐기며 걷고 싶습니다.’ 방영경씨의 명함에는 공공미술작업에 대한 설명이 이렇게 적혀있다. “주변공간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것”이 그의 직무다. 영경씨의 작업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나의 머리에서 공공미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그린 벽화나 걸개그림 정도였다. 착한 얼굴의 영경씨는 배경지식 없는 기자를 탓하는 기색 전혀 없이 공공미술에 대해 설명해나갔다. “작가는 만들고, 사람들은 보고. 이런 관계가 아니라, 작가가 기간을 두고 사람들을 찾아가거나 그 속에서 지내면서 같이 만들어가는 작업이에요. 참여하는 미술이죠.” 가까운 예로 든 것은 촛불집회 현장이다. “촛불시위방법이 다양하고 재미가 있었어요. 사람들이 저마다 기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