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힌 말들의 환한 여행 아티스트 웨이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칼럼입니다. –편집자 주 내 말을 들어줄 이가 없을 때 살다 보면 말할 데가 없을 때가 있다. 내 친구는 이혼을 하고 나서 말할 데가 없었다 한다. 서울의 거리에서 행인을 쳐다보며 ‘저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했다. 말이 너무너무 하고 싶은데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 사별을 했던 친척이 전화를 해서 조언했단다. “아무도 네 말을 듣지 않을 거다. 사람들은 너무 바빠서 다른 사람 말에 신경 쓰지도 않고 들을 시간을 내주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넌 이제 기도를 해라. 하느님한테 말해라. 네가 살려면 하느님을 붙들어라. 그분만 네 말을 들어주실 거다.” 한 성폭력 생존자는 “어떻게 그런 ..
슬픔을 드러내는 곳, 그리프 서포트 뚜껑을 덮어버린 고통을 마주볼 수 있도록… ‘기운 내자, 활기차게’ 머리로 알고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 한 켠 어딘가가 살짝 묵직하다. 이런 묵직함은 언젠가 마음 속 저 깊이에 넣고 뚜껑을 덮어버렸던, 소중한 사람이나 소중한 무언가를 잃은 슬픔 혹은 분노, 자책감, 절망, 아픔, 망연자실함, 즉 ‘그리프’(grief)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쯤 자신의 ‘그리프’(grief: 깊은 슬픔, 비탄, 고뇌, 한스러움)를 자각하고 돌보는 건 어떨까? 작년 4월 일본 도쿄 세타가야에 문을 열고 가슴 속에 그리프를 품은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그리프 서포트 세타가야’를 찾았다. 우리 삶에 광범위한 ‘그리프’ ▲ 그리프 서포트 하우스 입구로 안내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