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여성, 숨은 그림 찾기(5) : 이탈로 칼비노 다섯 명의 장애여성들이 다양한 ‘매체 읽기’를 통해 비장애인, 남성 중심의 주류 시각으로는 놓칠 수 있는 시선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이탈로 칼비노는 으로 각각 기사, 남작, 자작이라는 사회지도층의 기이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기사』의 아질울포는 갑옷만으로 존재하고 『나무 위의 남작』의 코지모는 평생을 나무 위에서 살아간다.『반쪼가리 자작』의 메다르도는 신체가 정확하게 반으로 나뉘어져(!) 선인과 악인으로 각각 살아간다. 라틴 아메리카의 마술적 사실주의나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가 아니어도 판타지에 근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칼비노의 3부작. 중세시대 사회지도층으로 분류되는 지위임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로 살..
윤하의 "딸을 만나러 가는 길" 10번째 이야기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꼭 여성주의자가 아니라는 건 내 경험을 들여다봐도 잘 알 수 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면서도, 여성의식을 내면화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서 성차별적인 명절문화를 지켜보면서 이미 초등학교 6학년 때 여성이 얼마나 불공평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깨달았다는 친구가 정말 대단해 보인다. 1남 4녀의 아이들 가운데 넷째 남동생의 밥을 가장 먼저 퍼주는 어머니 밑에서, 매일 그 밥을 얻어먹고 컸으면서도 내가 이 땅의 차별 받는 여성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내게 대학 4년의 기간은 진보적인 의식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 자기 인식을 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기였다. 청소년기의 나는 무척이나 감상적인 소녀였기에, 대학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