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머리 짧은 여자 조재] ‘한남’ 내 동생 어엿한 ‘한남’으로 성장한 동생은 가족들 중에 자기 혼자만 사회생활을 하는 줄 안다. 동생은 요즘 회사 술자리에 “괜히 무서워서” 여자 사원들은 끼워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가 애초에 술자리에서 찔릴만한 짓을 하는 남자들이 문제라고 했더니, 누나가 뭘 아냐며 되레 큰 소리다. 동생은 나를 보면 늘 한심하다는 투로 말한다. 누나랑은 말이 안 통한다며, 자기 할 말 다 하고 내 입을 막아버린다. 상대가 나를 한심하게 볼 땐 나도 똑같이 상대를 한심하게 봐주는 게 내가 터득한 요령이다. 동생과 이미 많은 대화 시도 끝에 도출해낸 결론이다.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정보를 알려줘 봤자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내가 지난번에 술 마시러 후문 갔다가 역대급 진상을 봤잖아..
인권을 말하는 것이 사대주의로 치환될 때… ‘인권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도영원님은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에서 인권과 국제정치 석사를 전공하고, 현재는 한국에서 프리랜서 인권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저널 바로가기 ‘영어’가 ‘한국어’에 정치적 올바름을? 얼마 전, 한 K팝 아이돌그룹 멤버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TV쇼에서 했던 짧은 랩이 문제였다. “내가 왓썹(왔어)”이라는 한국어 가사를 흑인을 비하하는 영어 표현인 “n****, wassup(what’s up)”으로 들은 성난 해외 팬들이 줄을 이어 항의했다. 이에 맞서 한국 팬들은 비(非)영어권 TV쇼에서 들은 말을 자연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