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귀촌을 이야기하다: 셋째 이야기② 그녀가 내 몸을 마사지하기 이전에 나는 이미 내 몸에 그런 덩어리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인도 요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 수련을 하다가 특정 아사나(자세)를 취했을 때 배꼽 근처에서 그것이 만져진 것이다. 처음엔 그저 뱃가죽이 굳었는가 싶었다. 하지만 여러 번에 걸쳐 주의 깊게 탐색해 보니 단지 겉이 딱딱한 정도가 아니었다. 뱃살 아래 단단하게 자리한 그것은 흡사 밥사발을 엎어놓은 모양으로, 반경이 상당히 넓을 뿐 아니라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배 안쪽 깊이 뻗어 있었다. 나는 혹시나 해서 몇몇 학생들에게 같은 아사나를 취하게 한 후 손으로 직접 그들의 배를 만지며 확인했지만 누구에게서도 그런 덩어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당혹해 하는 나와 달리 인도인 친..
고윤정의 멘토 찾기(5) 교육복지사 최미화 요즘 심경이 복잡하다. 정년퇴직을 코앞에 둔 아버지의 시름과 오랜 자취 경력에 이력이 난 나머지 ‘에이 모르겠다. 하고 후회하자’며 결혼 준비에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한 몸 건사도 벅찰 지경에 괜한 일 저지른 것 같아 가만히 앉아 있어도 호흡곤란이 올 지경이다. 다른 문화 사이에 벌어지는 충돌을 조율해야 하고, 잔소리는 늘어만 간다. 새삼 걱정되는 노후문제에, 평생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부동산 시장 변화까지 살피고 있는 최근 일상은 출퇴근 인파로 꽉 들어찬 서울 지하철 2호선 같다. 무엇보다 30년간 나름 보장받던 내 자율권과 자주적 여성으로의 독립 의지가 ‘제도적으로 규정된 가족 체계’ 안에서 훼손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아아. 어떡하면 좋아요” 그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