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해주세요, 역사로 기록될 수 있도록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들과 함께하는 사진전 열려 할머니께서 나무를 안고 계신다. 아니, 나무에 매달려 계신다. 적어도 백년은 넘게 살았을, 세월의 모진 풍파를 이겨내느라 한쪽으로 기우뚱해진 나무에 온몸을 맡기고 계신다. 할머니는 눈을 감고 계신다. 심장을 나무에 붙이고서, 나무 속 켜켜이 아픔을 흘려보내시려는 듯, 나무에 기대어 누워 계신다. 엄마 품에 그리운 아기처럼, 엄마 품에 잠든 아기처럼 할머니가 나무에 안겨 계신다. 그래, 너라면. 세상이 잊어버린, 세상이 밀어버린 그 일들을 다 알거야, 잊을 수 없을 거야, 잊지 않아 줄 거야. ▲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과 함께하는, 이야기해주세요 전쟁·평화·여성” 사진전 옆에는 다른 할머니가 계신다. 그만 하..
“나는 구석에서 줄곧 일해 왔어” ⑥ 싱글맘 윤명선의 노동일기 "일다"는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과 공동 기획으로, 지금까지 기록되지 않았던 여성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하는 기사를 연재합니다. 싱글맘의 노동과 삶에 대해 기록한 안미선님은 르포작가이자 여성노동자글쓰기모임 회원입니다. 이 연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노동 집을 나왔을 때 윤명선(가명)은 마흔여덟 살이었다. 함께 나온 두 딸은 스물셋, 스무 살이었다. 남편과 헤어져 홀로어멈이 되었을 때 가장 급했던 것은 딸의 학비였다. 큰딸은 고등학교를 다니다 그만두고 횟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살아갔지만, 둘째 딸은 지방의 사립 대학교에 덜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