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까? 결혼할까? ※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읽고 쓰는 사람, 의 저자 안미선의 연재 “모퉁이에서 책읽기” 마지막 회입니다. 2년간 꾸준히 소중한 글을 기록해주신 작가님과 독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편집자 주 ‘다들 왜 결혼해서 살려고 하는 걸까?’ 결혼해 사는 친구 집에 주말에 놀러갔다. 친구와 나는 얘기를 나눌 시간이 제대로 없었다. 아이가 둘인 친구는 집을 청소하고 낮잠에서 깬 아이를 어르고 똥 싼 아이를 씻기고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하고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 나서야 나와 마주할 시간을 얻었다. 그동안 내 말상대가 되어준 이는 친구의 남편이었다. 그는 직장에서 잘나간다는 소리를 자랑삼아 하고 요즘 취미로 무얼 배우는지 이야기하고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내 형편을 짐짓 걱정했다가 편하게 쉬..
평화와 핵은 양립할 수 없다 집단학살과 전쟁이 야기하는 죽음을 보며④ 의 저자 이경신님의 연재 ‘죽음연습’. 필자는 의료화된 사회에서 '좋은 죽음'이 가능한지 탐색 중이며, 잘 늙고 잘 죽는 것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폭심지에는 상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희생자의 다리만이 두 개, 꽉 콘크리트 길바닥에 달라붙어 서 있다.” -, 오에 겐자부로 (고려원, 1995)에서 재인용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미국의 B-29 폭격기는 우라늄 235로 만든 핵폭탄 ‘리틀 보이’(little boy)를 일본 히로시마 시에 떨어뜨렸다. “피카동(pika-don, 번쩍-쾅)!” 핵폭탄이 터지면서 밝은 빛을 쏟아냈고, 폭심지 근처의 온도는 3,4천도를 넘어 뜨거운 열이 모든 것을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