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어떤 거울이 되어야 할까 문화센터의 수채화 반에는 희영(가명)씨라고 있다. 그녀는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를 자녀로 둔 여성이다. 지난주 수업 중에 지나가는 말로 희영씨가 말했다. “우리 애가 ‘나도 빨리 커서 엄마처럼 매일 놀고 싶어’ 하더라구! 하하하!” 나는 별 대꾸를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여서, 화제가 되지 않고 지나갔다. 그 말은 당시에도 섬뜩한 느낌이었지만, 그 뒤에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고 맴을 돈다. 단순히 ‘엄마를 하는 일 없는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 때문이 아니다. 엄마는 충분히 많은 일을 하지만, 아이는 그것을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아이의 말대로, 일을 많이 하는 다른 주부들만큼 희영씨는 많이 일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이 중요하지는..
남성중심적 사랑과 상상력의 실천 앞에서 *이 글은 이 소설에 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다른 기사에서 인용한 바 있지만, 나는 최근 틈날 때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1Q84 』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이 소설은 권당 500쪽 이상이나 되는 분량에도 2009년 가장 사랑받은 문학도서로 손꼽힐 만큼 다양한 독자들에게서 읽혀지고 있다(현재 2권까지 발표되었고 3권이 출간될 거라는 설도 있다). 『1Q84』1권의 앞 쪽을 조금 읽자마자 바로 구입을 결정해버렸다. 유명작가라서 관심이 가긴 했지만 단지 그 뿐은 아니었다. 이 책은 처음부터 개인과 사회, 그리고 세계의 이면을 연결하는 모티브들에 애정을 내비치고 있었다. 오랜만에 한 장, 한 장 아껴가며 읽고 싶은 소설을 만난 것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