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찮은 그녀들의 이야기] 호랑이와 곶감 옛이야기에서 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옛날에 어떤 집 아이가 어찌나 우는지, 그치게 하려고 “애비 온다!”, “호랑이 온다!”며 겁을 줘도 소용없더니 “옛다, 곶감.” 한 마디에 울음을 뚝 그쳤다. 마침 방문 밖에 있던 호랑이가 이 소리를 듣고, 곶감이 자기보다 무서운 놈인 줄 알고 지레 달아났다는 이야기다. ‘한국구비문학대계’에만도 100편 넘게 실려 있고, 나도 어렸을 때 누군가에게 들었다. 무시무시한 호랑이가 아기 울음을 이렇게 무서워하다니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덕분에 지금까지도 문풍지 울던 한겨울밤이 두려움보다 아늑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 하얀 소의 해(辛丑年)가 가고 검은 호랑이의 해(壬寅年)가 왔다.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설화를 긴긴 겨울밤을 보..
지도에는 없는 머시기마을 이야기② 보라글방, 글쓰는 여성들 매주 월요일 자정이 가까워지면 사과와 격려로 분주해지는 카톡방이 있다. 바로 ‘보라글방’ 단톡방이다. 보라글방 사람들은 매주 월요일 자정까지 분량과 형식이 자유로운 글을 카페에 올리고 화요일 저녁 8시에 다른 사람들의 글을 미리 읽고 만난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가득이지만 매주 돌아오는 마감은 언제나 부담스럽고 힘겹다. 글을 쓸 때나 쓰지 않을 때나 마음은 무겁지만, 마감이 닥쳐서야 허둥지둥 글을 적어보는 건 글방 사람 누구나 비슷한 처지이다. ▲ 과제 마감 시간을 앞둔 보라글방 3기 단톡방 -미성, 보라글방 4기 「글쓰기 싫어서 쓰게 된 글」(2021년 12월 21일)에서 발췌 글을 쓰겠다고 호기롭게 모였으나 남에게 보여줄 글을 쓰기란 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