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들어섰으니 싸움은 끝났다고? 행정대집행 이후를 살아가는 밀양 용회마을 이야기 “아. 저렇게 가까웠나요.”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 주민 구미현씨 댁 마당에서 뒷산을 올려다본 순간, 나도 모르게 입에서 외마디 소리가 비어져 나왔다. 1/3쯤 몸체를 드러낸 송전탑은 그야말로 바로 ‘뒷산’에 있었다. 용회마을은 101번 송전탑이 들어서고 있다. 부북면 평밭마을(129번)과 위양마을(127번), 상동면의 고답마을(115번)에 이어 6월 11일 행정대집행 때 마지막으로 농성장이 철거된 곳이다. 30가구 남짓한 용회마을은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송전탑 반대싸움을 시작한 곳이다. 싸움을 시작한 후 2년여 동안 고령의 마을 주민 중 6분이 돌아가셨다. 주민들은 이 연이은 죽음이 단지 나이나 지병탓만이 아닌..
“한전아, 너무너무 억울해” 삼평리의 호소 청도 삼평리 할머니들의 송전탑 반대 농성의 의미 ▲ 7월 21일 새벽, 기습적으로 경북 청도군 삼평리에 345kV 송전탑 23호기 공사가 재개되었다. © 성빛나 내가 삼평리에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 지난 7월 21일,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에 345kV 송전탑 23호기 공사가 재개된 이후, 나는 이 곳 삼평리에 상주하고 있다. 내 나이 스물 넷.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피서철이니 놀러 가고도 싶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해야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제쳐두고 이 곳에 왔다. 내가 삼평리에 와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한전이 ‘전원개발촉진법’이라는 법을 악용해 주민들의 동의 없이 송전탑 공사를 강행했다는 점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