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서 아기를 낳고 나는 말이 줄었다. 말이 쌓이는 것 같기는 한데 딱히 하라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말해서 무엇 하려는 건지 그냥 입을 다물게 된다.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쓰면서 하고 싶은 일은 다 하고 살았던 결혼 전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내 시간과 공간은 오롯이 육아와 가사에 바쳐지고 내 몸은 나를 가둔다. 몸이 나를 가둔다는 것, 그것은 아주 새로우면서 가혹한 경험이다. 아기를 낳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는 고통보다는 즐거움과 뿌듯함이 더 컸다. 십 킬로가 넘게 불었던 몸이 아기를 낳은 후 제대로 줄지 않는다거나, 젖 때문에 가슴이 무진장 커진다든가, 질에서 항문까지 깊은 자국이 남는다거나, 요실금이 생겨 남몰래 속옷을 적신다거나 하는 건, 받아..
국가는 달라도 싱글맘의 현실은 같아 한국, 일본, 홍콩 당사자모임 만나 “싱글맘의 수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박희정 한국, 일본, 홍콩 등 국가의 틀을 넘어 아시아 싱글맘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5일 한국 이혼당사자모임인 ‘당나귀(당당한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임)’가 주관하여, 일본과 홍콩의 싱글맘 당사자모임을 초청해 마련한 포럼 “싱글맘의 수다”가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각국 한부모 여성들의 현실과 당면한 과제를 소개했다. 패널들 이외에도 필리핀과 중국의 당사자모임을 운영하는 실무자들이 함께 참석해, 아시아 한부모 여성들의 소식을 나누는 자리로 확장되었다. 나라별로 조금씩의 차이는 있었지만, 한부모 여성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주된 화두는 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