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예술가 전지의 단편만화수필집 돈을 둘러싼 많고 많은 정의에 조금씩 흔들린다. 난 열심히 돈 버는 게 열심히 사는 것이라는 말엔 명확히 반대할 순 있지만 그렇다고 돈 없이 살아가는 자급자족의 삶의 가능함에는 불안함이 든다. 이 만화가 끝나면,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돈을 벌어서 독립을 해야겠다…… 는건…… 맞는 결정인가……. 근데, 아르바이트는 진짜 해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 당장의 답이 없구나. _의 작가 ‘전지’의 블로그에서 은 여성사전시관에서 진행 중인 '이걸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 전시의 참여자인 여성예술가 '전지'의 단편수필만화집이다. 작가 전지는 88만원세대에 속하는 29살 여성이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에 바탕을 둔 ‘미술 언저리에서 삶을 꾸려나가며 고민하고 관계 맺고 갈등을 ..
이경신의 도서관 나들이(16) 왜 지금, 용산참사를 기억해야 하는가? 우리 모두 꽝꽝 얼어붙은 주검 옆에서 고통 받고, 부끄러워하며, 오랫동안 아파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음 우리가 내릴 역, 또 그 다음 역은 언제나 용산참사역일 것이다. (윤예영, ‘용산으로 이어진 길, 가깝고도 먼’,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실천문학사, 2010) 지난 겨울, 난 두 번 용산에 다녀온 것 같다. 아니, 세 번이었나? 용산은 내게, 매 번 미로 속 같았다. 좀 더 값싼 컴퓨터 부속품들을 찾아 전자상가를 어지러이 헤매고 다녔고, 끼니 때우기에 적당한 음식을 찾지 못해 백화점 식당가에서 이리저리 방황했던 기억이 난다. 몸이 미로에 갇혔던 것처럼 마음도 그 속을 빠져나가지 못했던지, 4호선 용산역을 오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