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영화 가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박문칠 감독의 첫 다큐멘터리 작품인 이 영화는 여성인권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에서 이미 선보였고, 많은 상을 받기도 하였다. 영화의 내용은 복잡하지 않다. 어릴 때 캐나다에서 살았던 감독의 여동생이 한국으로 왔다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녀가 ‘비혼모’(非婚母, Single Mothers)로 살아가겠다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가운데 가족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담아내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꽤 많은 사회 이슈들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 현대사가 자연스럽게 각각 가족들의 경험과 역사에 녹아있고, 이것은 개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열쇠로 작용한다. 비혼모라는 선택, 옳고 그름의 문제, 정상과 비정상의 규범, 그..
[몸 이야기] 자궁 초음파 검사를 받고서 난생 처음 초음파로 내 자궁을 봤다. 흐린 흑백 화면이라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의사는 연신 “저기 보이는 게 질이고, 여기가 자궁이고, 여긴 난소고…” 어쩌고 하는데, 정말이지 자궁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스케일과 다르게 참 작은 기관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리고 생물 교과서에서 봤던, 성교육을 받을 때 봤던 자궁의 단면은 완벽한 5 대 5의 대칭을 이루는 아름다운 곡선을 가진 모습이었는데, 의사가 동그라미를 그려가며 얼추 그려준 내 자궁의 모습은 상당히 비대칭적이었다. 내가 알던 그림과 달라 나한테 문제가 있는가 싶어 잠시 놀랐다가 ‘아, 자궁도 사람마다 다를 테지.’ 하고 새삼 깨달았다. 사실 내게 자궁은 애물단지와도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를 낳을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