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의 점심(點心) 힘내렴, 아이야 ※ 경남 함양살이 4개월째. 좌충우돌, 생생멸멸(生生滅滅) 사는 이야기를 스케치해보기도 하고 소소한 단상의 이미지도 내어보려 합니다. [작가의 말] www.ildaro.com 줄 풀린 동네 개 한 마리가 여섯살 아이에게 달려들었다.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대학병원 소아과에선 치료가 잘 안되어서 수술 부위가 덧났다. 결국 그 병원에서는 감당키 어려웠는지 더 큰 도시에 있는 더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라 했다. 어린 아이의 너덜해진 하반신만큼이나 부모 마음도 많이 헤졌을 것이다. 대학병원 소아과 의료진의 손길은 아이의 몸 다루기를 생기 끊긴 육신 다루듯 험했고, 놀람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보호자를 향한 말씨는 차갑디 차가웠기에. 상처 가득 안고 부모와 아이는 그렇게 더 큰 병..
땅과 잘 어울리는 사람 [박푸른들의 사진 에세이] 경미언니 어쩌다보니 농업고등학교에 들어간 나는 2학년이 되면서 2주간 농가 실습을 가게 되었다. 학교의 오랜 전통이었다. ‘때는 이 때다’ 하며 집과 가장 먼 곳으로 가려하는 아이들에게 경미언니 집이 있는 해남은 인기였다. 그때 나는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덕분에 경미언니와 만나게 된다. ▲ 땅과 잘 어울리는 사람, 경미언니 © 박푸른들 농가 실습 선생님이던 경미언니를 8년 만에 다시 만났다. 언니를 만나자 그때 기억이 어슴푸레하게 나를 감쌌다. 한여름 땀을 진탕 흘리고 누우면 찬 공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던 두껍고 단단한 흙집, 까만 밤길을 걸어 잘 짜인 판잣집 문을 열고 들어가 앉으면 큰 창에 별이 한 가득 떠 있던 화장실, 배고플 때마다 풀에 휘감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