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을 보며 아궁이에 불을 때다 겨울 집의 즐거움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 feminist journal 일다 바로가기 겨울의 맛, 장작불때기 ▶ 초승달 뜬 밤 ⓒ김혜련 겨울이다. 남산 집에서 겨울의 맛을 이야기 한다면 단연 ‘초승달 보며 장작불때기’다. 음력 초사흘부터 눈에 띄기 시작하는 달은 하루에 50분 정도씩 늦게 떠오른다. 초승달은 저녁 여섯시쯤 떠서(실은 지는 달이다. 낮 동안은 보이지 않다가 어두워지면 지는 달이 보이는 거다) 잠시 머무르다가 일곱 시쯤이나 되면 서쪽으로 넘어가 버리고 만다. 어느 날은 반가운 달이 떠서 ‘얼른 들어가 따뜻한 옷 입고 나와서 실컷..
장마철의 ‘어쩌다 빛’ 글의 후반부에 들어가며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feminist journal 일다 ILDA 장면 1. 겨울 들판에 찌르레기가 난다. 수십 마리가 공중 쇼를 하듯 위로 솟구치다가 갑자기 선회한다. 사십오도 각도로 비스듬한 급 하강! 순간 새들의 하얀 배가 햇살에 투명하게 ‘화들짝’ 드러난다. 아, 아, 눈이 부시다. “챠르르, 챠르르..”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쌀 씻는 소리’로 노래하며 찌르레기들은 겨울 들판을 난다. 새들이 선회하는 방향을 따라 내 몸도 기운다. 내 몸 안에서도 ‘챠르르 챠르르’, 경쾌한 쌀 씻는 소리가 환하게 들린다. ▶ 황량하고 너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