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을 만지는 노동, 농사일의 기쁨 농사 일기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2016년 5월말 양파 수확 매일매일 풍성한 야채들이 상에 올라온다. 적상치, 상치, 쑥갓, 적겨자, 비타민, 딜, 오크라, 케일, 치커리, 청경채, 딸기, 오이, 양파… 아침에 밭에서 막 뜯어 온, 먹기 아까울 정도로 부드럽고 아름다운 채소들. 땅이 박해서 제대로 못자란 비타민을 다른 쪽에 뿌렸더니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비타민과 같이 뿌린 양상추는 이제 속아줄 때가 되었고, 양파는 하나씩 뽑아 먹는데 그 향이 일품이다. 달콤 매콤한 싱그러운 맛. 그 작고 여린 몸으로 겨울을 나고, 희고 ..
쪽동백의 시간 시간의 창조① ※ , 을 집필한 김혜련 작가의 새 연재가 시작됩니다. 여자가 쓰는 일상의 이야기, 삶의 근원적 의미를 찾는 여정과 깨달음, 즐거움에 대한 칼럼입니다. 페미니스트 저널 오 년을 기다려 꽃이 피었다. 회초리처럼 가느다란 쪽동백 묘목을 심었는데, 오년이 지난 올 봄, 연두 빛 푸른 잎 사이로 길쭉한 진주알처럼 조롱조롱 흰 꽃 봉우리들 맺히더니 드디어 오늘 새벽, 환하게 꽃이 피었다. 노란빛의 수술을 단, 별 모양의 작은 흰 꽃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 년을 기다린 꽃이라니! 꽃 한 송이 보는 일의 감격이 하루 종일 내 안에서 출렁인다. 오년의 시간, 나무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같이 왔다. 어린 나무가 자라서 꽃을 피우는 시간, 그 시간을 같이 지내왔다고 생각하니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