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의 할매들, 나무를 껴안고 별이 되다 밀양 할매들의 구술사 프로젝트 팀 참여자들이 최종 마무리한 글들을 읽고 있었다.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공책에 꾹꾹 눌러 베껴 쓰지 않고서는 울컥 넘어오는 뜨거운 무언가를 막을 수 없게 만드는 구절들과 마주치곤 했다. 베껴 쓰고는 몇 겹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그 위에 세 개 네 개 별을 그리게 만드는 구절들. “우째겠노, 또 해 봐야제. 내 가는 거 뭐 겁나노? 가면 되지.” 가령 상동면 도곡리를 지키는 88세 조계순 할매가 전하는 이 ‘목숨 내건’ 투쟁의 말은 참으로 가슴에 사무치고 참으로 고요해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조계순 할머니의 구술은 유해정이 기록했다.) ▲ 밀양 할매들의 생애 구술사를 담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 노순택 작가 제공 나는 ..
노라노, 우리의 문제적 그녀 새 연재의 필자 김영옥은 일찍이 시와 소설의 문장들에 매료되어 문예학을 전공, 그러나 현실의 권력 구조를 통찰하지 않는 문장들의 허무함을 깨닫고 여성주의에 입문, 철학은 현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것이라는 명제를 젠더 관점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오랜 시간 장소와 몸, 미학적 표현에 몰두했고 현재는 심미적 감수성과 현실 개혁의 의제를 통섭적으로 함께 고민하는 일에 관심이 많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www.ildaro.com 칼럼을 열며: ‘하나이지 않은 지혜들’에 주목하기 한국사회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기대수명 연장이라는 현상에 직면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젊음을 찬양하고 ‘더 이상 젊지 않은’ 노년을 잉여적 존재로 간주한다.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