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 [꽃을 던지고 싶다] 13. 일상을 지배하는 기억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www.ildaro.com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에게는 일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것은 계단에 대한 공포이다. 얼마 전까지도 왜 그리 계단으로 다니기 싫은 지 알 수가 없었다. 계단에 대한 거부는 일상의 많은 부분을 불편하게 했다. 예를 들면 지하철을 타면 한 시간이면 다닐 수 있는 거리를 난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3시간을 걸려서 다니기도 한다. 또한 지하도나 육교를 피하기 위해 돌아가는 일은 나에게는 당연한 일상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더 부지런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불편함이 나에게 계단에 대한 거부감보단 크지 않았다. 지금도 ..
강간당한 여자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꽃을 던지고 싶다] 10. 견뎌내는 일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기록, “꽃을 던지고 싶다”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 www.ildaro.com “트라우마 생존자의 목표는 무엇일까? 궁극적으로는 그것은 트라우마를 초월하는 것도 아니고, 트라우마 희생자가 겪는 생존자의 딜레마를 푸는 것도 아닌 단지 견뎌내는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리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그저 견뎌내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일 수 있다. 트라우마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나는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아, 나는 살아야만 해"라는 매일 매일 반복되는 바케트적 딜레마를 푸는 것이 얼마나 자신들을 지치게 하는 일인지 잘 이해한다.”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