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행복은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사는 것?[머리 짧은 여자, 조재] 혜숙과 정수 이야기 한밤중. 누군가 다급하게 문 두드리는 소리에 정수는 잠이 확 깼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자 앞에는 낯익은 사람이 서 있었다. 혜숙이었다. 정수는 트럭에서 계란을 파는 일을 했고, 혜숙은 가끔 계란을 사가는 손님이었다. 한밤중에 문을 두드리던 혜숙은 정수에게 제발 도와달라는 말을 했다. 이상한 사람이 자신을 쫓아온다며 몸을 숨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그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내 양가집에 인사를 드리고 결혼식은 올리지 않은 채 단칸방에 비키니 옷장 하나로 동거를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혜숙은 아이를 가졌다. 아이를 원치 않았던 정수는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자며 혜숙에게 아이를 지우기를 권했..
그건 영화가 아니라 폭력이다 존엄이 지켜지는 현장 찾기 ※ 세상을 바라보는 20-30대 페미니스트들의 관점과 목소리를 싣는 ‘젠더 프리즘’ 칼럼입니다. 필자 남순아님은 페미니스트 영화인입니다. feminist journal ILDA 바로가기 영화판은 원래 그래!? 처음 영화 현장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일이 ‘빡세다’는 것이었다. 감독들은 한 테이크라도 더 가고 싶어 했고, 정해진 시간과 예산에 비해 찍어야 할 컷들은 항상 많았다. 다 찍지 못하면 일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새벽에 집합해서 다음 날 새벽이 되도록 집에 못 간 적도 많았다. 힘들다고 말하자,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누군가 충고를 했다. “영화는 원래 다 그래. 그래도 이정도면 쉬운 편인데, 넌 장편영화는 못하겠다.” 내가 현장에서 만났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