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찾아나선 미국의 흑인여성문학 [여성주의 저널 일다] 김윤은미 미국의 흑인, 그 가운데서도 여성의 이미지는 19세기까지 몇 가지로 고착되어 왔다. 그들은 인종차별과 성차별, 가족부양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며 살아왔다. 또한 백인남성집단에 의해 성적 대상으로 비춰져 왔다. 그래서 흑인여성과 백인남성 사이에 일어난 사건들은, 흑인여성에 대해 가부장적 지배를 하고 있는 흑인남성의 문제와, 흑인여성과 선뜻 연대할 수 없는 백인여성의 문제까지 결합하여 유난히 날카롭고 예민한 갈등을 부르곤 한다. 역설적으로 미국의 흑인여성들은 스스로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애써 왔으리라는 점을 예견할 수 있다. 미국의 흑인여성문학은, 차별 받는 ‘타자’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찾아내고자 하는 커다란 줄기에서 수많..
노라 옥자 켈러의 2년 전, 한국을 방문한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노라 옥자 켈러(Nora Okja Keller)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찾은 곳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의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현장이었다. 그 곳에서 그녀가 만난 사람은 황금주 할머니. 12년 전 하와이의 한 인권집회에서 들었던 할머니의 이야기가 그녀의 첫 소설 (Comfort Woman)의 출발이었다. 위안소에서의 경험을 조용조용 차분하게 풀어놓던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받은 충격은 켈러에게, 어떻게 지금껏 이런 이야기들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놀라움으로, 그리고 이 ‘말해지지 못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한 글쓰기로 이어졌다. 켈러가 발표한 두 편의 장편 소설 와 (Fox Girl)는 모두 ‘말해지지 못한 이야기들’을 ..